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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 회장-'승자의 저주' 늪에 빠지나?
윤종규 KB금융 회장-'승자의 저주' 늪에 빠지나?
  • 이민혜 기자
  • 승인 2015.01.27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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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손보 인수금액 놓고 뒤늦게 큰 이견..양사 '화학적 통합'도 의문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KB금융이 지난 해 6월 인수 계약 시 확정했던 인수금액 6천800억원을 모두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탓이다. 미국 법인의 손실 등으로 LIG손해보험의 지난 해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KB금융이  LIG손해보험 인수 과정에서 잇따라 진통을 겪으면서 향후 화학적 통합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말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낸 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였던 KB금융의 LIG손보 인수 작업이 최근 다시 난항에 빠졌다. LIG그룹 측은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인수 가격이 확정된 만큼 KB금융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인수 가격 재협상 이슈 외에도 KB금융은 LIG손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진통을 겪어 왔다.

계약 체결 당시부터 인수 가격이 과다하고 향후 증자와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승자의 저주'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았다. 'KB금융 사태'로 금융당국의 승인이 지체되면서 어려움은 증폭됐다.

당국은 작년 말 KB금융의 LIG손보 인수 승인 조건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내세우며 사외이사 사퇴를 압박했다. KB금융 사외이사들은 그러나 두달 넘게 거취를 표명하지 않았고, 결국 KB금융은 LIG그룹과의 거래 종료 예정일이었던 작년 10월27일 이후 거액의 지연 이자를 지급해야만 했다. 이후 KB금융과 KB국민은행 사외이사 전원이 올해 3월 물러나기로 하고, 사외이사 권한을 축소하는 등의 방안을 내놓은 후에야 상황이 호전됐다.

문제는 이처럼 인수 과정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KB금융 직원들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LIG손보를 인수해 그룹 차원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대부분의 KB금융 구성원이 동의할 것"이라며 "다만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인적, 물적 부담이 따르고 있어 일부 반감이 형성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언급은 2만5천명에 달하는 KB금융 직원들 사이에 LIG손보 구성원 2천800명에 대한 비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또 다른 문제는 파벌 문화다. 오랫동안 파벌문화가 존재한  KB금융의 분위기도 화학적 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2001년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으로 출범했다. 이후 십여년이 흘렀지만 두 은행 출신 간 파벌싸움은 여전하다. KB금융이 출범한 이후도 마찬가지다. 회장이나 행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옛 국민은행 출신이 힘을 쓰기도 하고, 옛 주택은행 득세하기도 하는 일이 반복돼 왔다.

범LG가 구성원이었던 LIG손보 직원들이 새로 짜인 판에 어떻게 적응해 나갈지도 미지수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보업권 내에서 LIG손보는 노조가 강성인 회사로, LIG손보 직원들은 LG그룹 분위기의 실력 있고 젊잖은 신사로 통한다"며 "나름의 색깔을 가진 만큼 LIG손보 직원들이 KB금융 구성원으로 동화되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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