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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발 농협'? 택배업까지 진출
'문어발 농협'? 택배업까지 진출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4.12.15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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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사들 반발 확산..통합물류協, 현수막 붙이고 차운행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 방침을 놓고 택배업계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거대 공공기관 성격의 농협이 택배사업까지 진출하는 것은 새로운 형태의 '문어발 대기업'의 탄생이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과 홈쇼핑 이용객이 증가하면서 택배시장은 2009272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37000억원 규모로 급성장 했다. 하지만 신규 택배업체들이 난립하며 과당경쟁을 유발, 수수료 하락 등 제 살 깎아먹기식 영업행태를 지속하고 있다.

거대한 자사 물량을 갖고 있는 농협이 택배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기존 업체들의 반발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체들의 난립으로 운임가를 낮추는 출혈경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업계종사자들의 처우도 열악해지고 있다.
 
지난 10월 이상욱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지주 대표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우체국이 주5일 근무를 함에 따라 주말 배송이 중단돼 신선농산물의 유지, 판매가 필요해졌다"며 택배사업 진출 의향이 밝힌 바 있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도 "농협이 토요일과 일요일 없이 상시로 하는 택배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농협이 택배시장에 진출하면 단 시간 내에 상위권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협은 유통을 맡고 있는 국내 농··축산물 물량을 독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민간업체들이 맡고 있는 농협 물량만 해도 수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AT센터,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 등 대형 오프라인 매장과 최근 인터넷 쇼핑몰까지 판매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물량이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업계는 농협이 택배사업이 진출하면 중소형 택배회사가 줄도산하고 택배시장 자체가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우체국이 진출하던 시기에 택배업체 간 가격경쟁이 붙어 5000원 수준이던 단가는 2500원 이하로 떨어졌다는 설명이다.업계는 또 농협의 택배업 진출이 불공정경쟁을 유발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택배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우체국과 마찬가지로 농협 또한 농협법을 적용받아 민간 택배업체들에 비해 특혜를 받는다는 주장이다.
 
민간 택배업체들은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을 적용받아 택배차량 증차에 제약이 있다. 영업용 택배차량 증차를 정부에서 제한, 통제하고 있어 필요하다고 해서 택배차량을 마음대로 늘릴 수 없는 것이다. 반면 농협은 차량 증차에 제한이 없다. 농업협동조합법 제121항에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있다. 불공정 시비가 이는 대목이다.
 
택배 차량 증차 문제는 택배업계의 가장 큰 골칫거리다. 택배물량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반면 차량 증차 제한으로 영업용 차량이 부족해지면서 일반 차량을 영업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일반 차량으로 택배 영업을 하다가 적발되면 과태료와 함께 영업정지를 받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최소 70만원에서 많으면 100만원이 훌쩍 넘는 벌금 부과와 함께 차량 운행을 정지해야 하는데, 영세한 택배업체나 개인 사업자는 이를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이와 함께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한 민간업체와 달리 농협은 전국에 지역 농협과 하나로마트 등 풍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초기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업계는 최근 농협의 택배사업 진출을 반대하기 위한 집단행동에 나섰다. 한국통합물류협회는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등 14개 택배회사와 함께 이달 1일부터 255대 택배차량에 '농협 택배사업 진출 반대'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붙이고 운행을 시작했다. 현재 이 차량들은 서울시 여의도를 비롯해 정부서울청사, 농협중앙회 본사, 세종정부청사 등 4곳을 중심으로 운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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