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내부의 대표적 ‘매파’로 분류되는 찰스 플로서(66)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리처드 피셔(65)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내년초 잇따라 퇴진한다. 이에 따라 Fed 내부에서는 비둘기파가 상당기간 대세를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상 논의도 내년 하반기 정도에 가면 활발해질 전망이다.
22일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은 플로서 총재가 내년 3월 1일자로 총재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플로서 총재는 성명에서 “총재로서 경제 연구와 강연을 하는 특별한 기회를 가졌고, 이는 국가에 기여할 수 있었던 특권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부터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을 이끌었던 플로서 총재는 오는 2016년까지 총재직을 유지할 수 있지만 조기 은퇴 결정을 내렸다. 플로서 총재측은 “상당 기간 고심해서 내린 결정”이라며 “정해진 은퇴 이후의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로서 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Fed의 양적완화(QE) 확대 및 초저금리 유지의 장기화를 비판해왔다. 그동안 플로서 총재는 대규모 자산 매입에 따른 통화량 증가는 인플레이션 유발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만큼 통화정책을 조속하게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닛 옐런 Fed 의장은 “플로서 총재는 헌신적인 리더이자 동료였다”면서 “그의 날카로운 통찰력과 심도 있는 분석력, 유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Fed의 또 다른 대표적 매파인 피셔 총재도 내년 4월 은퇴할 예정이다. 피셔 총재와 플로서 총재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프로그램이 종료되고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0∼0.25%)으로 유지하는 기간을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으로 언급한 성명서 발표에 반대표를 행사했었다. 싱가포르 금융업체인 OSK-DMG의 톰 램 이코노미스트는 “비둘기파가 장악한 Fed에서 플로서와 피셔의 공백은 상당히 크게 느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 총재의 후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후임은 지역의 금융업계 지도자들이 선출해 Fed 이사회 승인 절차를 거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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