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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과 I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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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민혜 기자
  • 승인 2014.08.2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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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갈등구조 길어질수록 한국IBM에겐 호재

‘공’은 돌고 돌아서 다시 KB금융에게 넘어왔다. 금융감독원이 제재심의를 통해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대해 ‘주의적 경고’를 확정하면서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사업을 둘러싼 갈등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금감원 제재수위가 경징계 수준에서 결정 나면서 임 회장과 이 행장의 동반사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벗어나게 됐다. 하지만 주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계속될 공산이 커졌다.
 
이 행장은 금감원 제재심의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기자들에게 주전산시스템 교체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했다. IBM 메인프레임 주전산기에서 유닉스로의 전환 과정에 여전히 의문이 있다는 얘기다.
 
마찬가지로 임 회장 측의 사외이사들은 한국IBM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밀어 붙이려는 것 같다. 국민은행 이사회는 한국IBM과 IBM의 시장행태가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공정위에 제소한다는 안건을 의결했었다. 국민은행의 주전산시스템 교체에 대한 내부통제 및 관리의 허점을 강조한 것이다. 따라서 내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협상이 이뤄질 수 있을 지가 관심이다.
 
금감원은 이번 경징계 결정과 관련해 주전산기 교체는 보고서 조작과 관련해 임 회장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거나 가담이 불분명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즉 임 회장의 책임을 따지긴 어렵지만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보고서 조작이 있었음을 인정한 것이다.
 
따라서 국민은행 이사회는 일단 교체 사업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주전산시스템을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전환하기 위한 사전 보고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탓이다.
 
그러나 이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과 대립 구조가 여전히 진행형이다. 실제로 이번 제재심 판단 후 이 행장은 한국IBM을 포함해서 주전산시스템 교체를 위한 입찰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혐의로 한국IBM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바 있는 사외이사진들에게 IBM은 이미 ‘버린 카드’다. 그래서 양측이 쉽게 합의에 이르긴 어려울 전망이다. 또 다시 팽팽한 공방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문제는 한국IBM이다. 아니러니하게도 국민은행의 갈등구조가 길어질 수록 한국IBM에겐 호재다. 국민은행이란 초대형 고객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주전산시스템 교체가 결정되더라도 최소 1~2년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에서 기존 계약이 끝나는 내년 7월 이후 계약 연장에 따른 거액의 부담금도 챙길 전망이다.
 
내부의 문제를 금감원과 공정위 등 외부의 손을 빌려 해결하려 했던 국민은행은 다시 해결의 실마리를 내부에서 풀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금감원의 경징계 결정이 국민은행 갈등 해소의 시작일 지 아닐 지는 이제 전적으로 KB금융 내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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