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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경상수지 적자...정확한 판독법, 확실한 대처법
‘또 다시’ 경상수지 적자...정확한 판독법, 확실한 대처법
  • 권의종
  • 승인 2023.01.1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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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생산사(團生散死)’...정부·기업·국민 등 경제주체 모두가 수출경쟁력 강화에 힘 모아야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경상수지. 일반인에겐 꽤 난해한 경제용어다. 정부 발표나 언론 지상에서 자주 접하나 의미 파악이 어렵다. 단순히 경상수지가 흑자면 좋은 거고 적자면 나쁜 거로 이해하는 정도다.

경상수지는 한마디로, 경상거래에서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과 외국에 지출한 돈의 차이다.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이 지출한 돈보다 많으면 경상수지 흑자, 벌어들인 돈이 지출한 돈보다 적으면 경상수지 적자라 한다. 

일반적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경제 상황에 대한 비관적 요소나 장래에 대한 암울한 전망으로 인식한다. 자국 기업의 생산성이 외국 기업보다 낮아 경쟁력이 취약한 징조로 해석한다. 나라의 경제적 역량인 소득 이상으로 소비한 결과로 간주한다. 민간부문이 과도하게 사치품을 수입하거나 정부 부문이 조세수입을 초과해 정부지출을 늘리면 경상수지가 악화된다. 이상이 ‘경상수지 적자는 나쁘다’는 일반적 인식의 근거다.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경상수지 적자가 반드시 외환위기나 국가부채 지급정지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라는 관점이다. 기업이나 정부가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물적 자본에 투자하는 때도 경상수지가 나빠질 수 있다. 하지만 사회간접자본이나 신기술 관련 투자는 상품 및 서비스 생산을 늘리고 수출을 증대시켜 경상수지를 개선할 수 있다. 

그래서 경상수지 적자는 적자를 초래한 원인이 중요하다. 미래 성장을 뒷받침하는 투자에 따른 경상수지 적자라면 그리 염려할 게 못 된다. 언제든지 얼마든지 흑자 반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성장 동력 확보와 관련이 없는 수입이나 재정적자로 인한 경상수지 적자는 위험천만하다. 외화유출과 경제위기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경상수지 적자는 그 원인이 중요...성장투자를 위한 것은 좋으나, 재정적자로 인한 것은 위험

사설이 길어진 것은 우리 경상수지가 자주 불안한 모습을 보여서다. 지난해 11월 경상수지가 3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월별 경상수지는 지난 한 해 동안에만 4월과 8월, 11월 세 차례 적자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6억2,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경상수지 감소 폭은 지난해 8월 -104억9,000만 달러, 9월 -89억2,000만 달러, 2011년 5월 -79억 달러에 이어 역대 4위였다.

경상수지의 적자 반전은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는 등 무역수지 악화의 영향이 컸다. 11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5.7% 감소한 523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은 0.6% 증가한 538억8,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1~11월 중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43억7,000만 달러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22억4,000만 달러와 비교해 578억7,000만 달러 줄어든 것이다. 

항목별 수지를 보면, 상품수지가 15억7,000만 달러 적자였다. 수출이 전년 11월보다 12.3% 줄었다. 앞서 지난해 9월 수출이 23개월 만에 처음 전년 같은 달 대비 감소를 기록한 뒤 3개월 연속 뒷걸음쳤다.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반도체(-28.6%), 화학공업제품(-16.0%), 철강제품(-11.3%)이 특히 부진했다. 지역별로는 중국(-25.5%), 동남아(-20.7%), 일본(-17.8%)으로의 수출이 위축됐다.

수입은 1년 전보다 소폭 늘었다. 원자재 수입액은 전년 같은 달보다 4.8% 증가했다. 가스, 석탄, 원유 수입액 증가율이 각각 44.8%, 9.1%, 21.8%에 달했다. 반도체(12.4%) 등 자본재 수입이 0.4% 늘었고 승용차(64.0%), 곡물(25.2%) 등 소비재 수입은 0.7% 불어났다. 서비스수지도 3억4,000만 달러 적자였다. 그 전해 11월 대비 적자 폭이 7,000만 달러 커졌다. 코로나19 방역이 완화되면서 여행수지 적자도 1년 새 5억 달러에서 7억8,000만 달러로 늘어났다.

주력산업 수출경쟁력 강화 시급...기업 하기 좋은 환경 만들고 행정·세제·금융 등 집중해야

경상수지 적자는 무역으로 먹고사는 우리로서는 예삿일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과 수입의 합계 규모를 나타내는 무역의존도가 다른 나라보다 월등하다. 2021년 기준 80%에 이른다. 미국 26%, 일본 38%, 중국 34% 등은 비할 바 못 된다. 우리 경제가 대외 여건과 무역 성과로부터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취약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경상수지 적자의 원인이 좋지 않은 것이 문제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관련된 투자로 인한 수입수요 증가의 ‘좋은’ 적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수출 부진과 경기 악화에 따른 ‘나쁜’ 적자에 해당한다. 국내 소비는 여전히 부진하고 투자도 심각하게 저조한 상태다. 게다가 이런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거라는 전망이 영 마음에 걸린다. 

문제는 복잡하나 해법은 단순하다. 외통수에 외길 형국이다.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수출경쟁력을 강화해 경상수지를 개선하는 수밖에 달리 방도가 없다. 정부가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행정, 세제, 금융, 연구개발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그래도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다른 나라들도 국가적 차원에서 이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생산·공급 네트워크와 기술체계도 빠르게 개편되고 있다. 이 같은 경쟁적 상황과 격변의 환경에서는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국제무역에서 주도권을 잡는 것이 성장 동력 확보의 핵심 관건으로 작용한다. 정부와 국회, 기업과 국민 등 경제주체 모두가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하는 이유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단생산사(團生散死)’의 경고. 지금 우리를 향한 메시지임을 알아차려야 한다. 

필자 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 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
-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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