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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삭풍한설'?...실물 지표 코로나 직후로 회귀 속 온통 '악재'
한국경제 '삭풍한설'?...실물 지표 코로나 직후로 회귀 속 온통 '악재'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2.11.3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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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경기침체 시작'?...10월 모든 산업생산 코로나 사태 후 최악…서비스도 0.8% 감소...11월엔 이태원 참사 여파에 화물연대 파업 효과도 나타날 듯....화물운송거부에 지하철 파업까지…경기침체 가속화 우려 등 경기지표에 '악영항' 우려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한국경제가 경기 침체의 '혹한기'로 진입하는가. 

10월 생산이 3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 상륙한 2020년 이후 가장 부진한 결과다. 소비도 함께 줄면서 두 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또 수출액은 뒷걸음치는데 수입액만 늘면서 교역조건도 그만큼 나빠지고 있다.

10월 기준으로 광공업과 서비스 등 실물경제 지표가 코로나19 사태 직후 시점으로 이미 되돌아간 가운데 11월에는 이태원 참사와 화물연대 파업 등 돌발 악재들이 경기 지표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경제계 안팎에서는 본격적인 경기 침체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1.5% 감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타격이 본격화했던 2020년 4월(-1.8%)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나쁜 수준이었다.

광공업생산지수(계절조정) 역시 전월보다 3.5% 급감했다. 2020년 5월(-7.3%)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코로나19 사태 직후 수준으로 생산이 줄어든 것이다.

한국경제의 주력 엔진인 수출에서 적신호가 나타난 배경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은 1년 전보다 16.7% 줄었다. 지난달 전체 수출액이 5.7% 줄어 2020년 10월(-3.9%) 이후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데 이어 이달까지 두 달 연속 감소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업황 악화를 맞으면서 수출이 같은 기간 29.4% 급감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은 28.3% 줄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경기 둔화 등 전 세계 경기 변화에 가장 민감한 우리 수출이 흔들리는 것이다. 중국은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서 봉쇄가 강화되고 이에 따른 반발 시위가 확산하는 등 혼란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 서비스업 생산도 급락…내수 역시 큰 폭으로 주춤한 가운데 이태원 참사 여파도

올해 들어 수출 못지않은 엔진 역할을 수행해왔던 내수 역시 큰 폭으로 주춤하고 있다. 10월 중 서비스업 생산은 0.8% 줄어 2020년 12월(-1.0%)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회복세를 이어가던 숙박·음식점업과 예술·스포츠 등 개인 서비스 업종 생산이 일제히 감소한 여파다.

소매판매 역시 0.2% 줄어 2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발생한 이태원 참사는 경제 측면에서도 악재다. 대형 참사에 뒤따르는 사회 전반에 깔린 우울감은 통상 경제주체들의 활동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특히 소비 측면에 악영향이 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2014년 4월 소매판매액(소비) 증가율(전년대비)은 0.7%로 한 달 전인 3월의 2.2% 대비 큰 폭으로 둔화했다.

5월과 6월, 7월 소매판매액 증가율도 각각 1.4%, 1.4%, 1.2%로 2014년 연간 증가율인 2.1%를 크게 밑돌았다.

이날 발표된 산업활동동향은 10월 지표이므로 이태원 참사 여파는 내달 발표 때 감지될 예정이다. 내수 추가 악화 요인이 대기 중이라는 의미다.

산업활동 증감 추이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진행 중인 집단 운송거부 상황 역시 실물경제에 점차 악영향을 미치는 양상이다. 

정부가 29일 시멘트 운수종사자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내렸지만 노동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어 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이는 양상이다.

정부는 화물연대의 운송거부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 민생과 국민경제를 볼모로 잡아 물류를 중단시키고 산업기반을 흔들고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30일에는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파업에 들어갔다.

수출과 내수 모두에서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운송거부와 파업 등 돌발 악재까지 등장하면서 경기 상황에 대한 판단·전망도 점차 어두워지고 있다.

통계청 어운선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날 산업활동동향 브리핑에서 "광공업 생산이 부진한 가운데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도 주춤하면서 경기 개선 흐름이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 이승한 경제분석과장은 "경기 회복 흐름이 약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세,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등이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0월 수출금액지수 2년 만에 하락…반도체 가격 약세 등 영향...1년 전보다 6.7%↓, 하락 폭 2년 2개월 내 최대

한편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금액지수가 1년 전보다 7% 가까이 떨어졌지만, 유가 강세로 수입금액지수는 약 10% 뛰었다. 수출액은 뒷걸음치는데 수입액만 늘면서 교역조건도 그만큼 나빠졌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10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달러 기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금액지수(125.02·2015년 100기준)는 1년 전보다 6.7% 하락했다.수출금액지수는 2020년 10월(-3.4%) 이후 24개월 만에 처음 내림세로 돌아섰고, 하락률도 2020년 8월(-9.3%) 이후 2년 2개월 내 가장 높았다.

품목 별로는 섬유·가죽제품(-19.0%), 1차금속제품(-16.2%), 화학제품(-14.1%), 컴퓨터·전자·광학기기(-13.0%) 등의 내림 폭이 컸다. 반면 자동차 등 운송장비 수출금액지수는 19.6%나 올랐다.

수출물량지수(116.43) 역시 1년 전보다 3.4% 떨어졌다. 20208(-3.7%)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주로 섬유·가죽제품(-20.1%), 석탄·석유제품(-12.4%) 부진에 영향을 받았다. 운송장비의 경우 수출물량지수도 20.5% 급등했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수출금액은 반도체 등 컴퓨터·전자·광학기기 제품과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감소했고, 수출물량 기준으로는 석탄·석유제품 등이 많이 줄었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서 팀장은 "다만 친환경 자동차와 관련 2차전지류 등의 수출은 호조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수출이 너무 안 좋은 상황에서 내수도 크게 주춤하는 양상"이라면서 "한국경제 내외부 상황으로 미뤄볼 때 본격적인 경기 침체가 시작되는 것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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