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5조원 규모 안심전환대출 공급에도 효과 제한적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한국은행과 정부의 고정금리로의 대환 유도에도 불구하고 변동금리 비중은 오히려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금리 상승이 유력한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대출자들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7월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78.4%로 올라섰다.
이는 2014년 3월(78.6%) 이후 8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비중으로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20년 1월 65.6%에서 12.8%포인트(p)나 뛰었다.
6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모두 1757조9000억원이므로 한은의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될 때마다 산술적으로 가계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3조4455억원 늘어나게 된다.
변동금리 비중이 너무 높다는 금융당국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 대출자들의 변동금리 선호 경향은 오히려 더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신규취급액의 변동금리 비중은 82.2%였는데 이는 6월(81.6%)보다 0.6%p나 또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변동금리 선호 경향은 여전히 고정금리가 약 0.4%p 더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지난 8일 기준 연 4.450∼6.426%,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4.070∼6.330% 수준으로, 범위 하단에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차이는 약 0.38%포인트에 이른다.
대출자들이 금리가 0.4%p 이상 더 오른다는 확신 없이 고정금리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변동금리 비중을 낮추기 위해 정부와 한은은 출자를 통해 내년까지 2년 동안 45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 상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정부는 안심전환대출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면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잔액 기준)이 72.7%까지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변동금리 대출이 계속 늘어가는 이상 이 같은 대책은 큰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