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보유 비트코인의 75%을 매도해 1조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했다. 이 같은 노력 등으로 테슬라는 2분기 순이익을 작년 동기의 2배 수준으로 늘렸다.
20일(현지시간) 테슬라는 2분기 실적 발표 보고서에서 구매했던 비트코인 약 75%를 처분해 법정통화로 전환해 9억3600만 달러(약 1조228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과거 테슬라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팔지 않겠다는 공언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하며 변동성이 커지자 위험자산인 비트코인 비중을 줄이고 달러 보유를 늘렸다는 분석이다.
머스크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중국의 코로나19 봉쇄가 언제 완화될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비트코인 보유량을 대거 매각한 것"이라며 "현금 포지션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번 매도가 비트코인에 대한 어떤 평가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며 "테슬라가 향후 암호화폐 보유량을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테슬라가 지난해 초 개당 2만8000달러에 사들인 약 15억 달러 어치의 비트코인을 1년이 조금 지나 사들인 물량의 4분의 3을 매각한 것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테슬라가 비트코인 보유로 올해 2분기에만 4억6000만달러의 평가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테슬라의 처분으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이 조정을 받았으나 현재는 다시 상승세이다. 업비트에서는 비트코인은 21일 오전 10시 전일대비 0.50%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만해도 "자동차 결제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힐 만큼 비트코인 옹호론자였다.
하지만 지난해 5월 12일(현지시간) "비트코인 채굴에 쓰이는 화석연료 급증으로 인한 환경 오염을 우려한다"며 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제 추진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한편 테슬라는 2분기 순이익이 작년 동기와 비교해 2배 증가했다고 실적을 발표했다.
순이익이 전기차 가격 인상 등에 힘입어 작년 2분기 11억4000만 달러(1조4956억원)에서 올해 2분기 22억6000만 달러(2조9651억원)로 늘었다는 것이다.
2분기 매출액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령에 따른 상하이 공장 가동 중단 여파로 169억3000만 달러(22조2121억원)를 기록, 1분기(187억6000만 달러)와 비교해 9.8% 줄었다.
상하이 공장 문을 닫으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었으나 전기차 가격 인상으로 이익을 메꾼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