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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불안케 하는 강경 대치 정국, ‘유능제강(柔能制强)’의 지혜로 풀어야
국민 불안케 하는 강경 대치 정국, ‘유능제강(柔能制强)’의 지혜로 풀어야
  • 조석남
  • 승인 2022.04.17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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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뉴스 창간 10주년 특집] 새 대통령에 바란다(22) 대통령은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는 존재...‘소통의 리더십’으로 ‘빛나는 내일’ 열어주길 기대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7일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열린 '2022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해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당선되면서 우리나라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정의 모든 부문에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금융소비자뉴스는 올해 창간 10주년을 맞아 '새 대통령에 바란다'라는 주제로 온라인포럼을 개최한다. <편집자 주>

조석남 교수

[조석남 칼럼] 푸른 동해 가에 푸른 민족이 살고 있다/ 태양같이 다시 솟는 영원한 不死身이다.// 고난을 박차고 일어서라/ 빛나는 내일이 證言하리라// 산 첩첩 물 겹겹 아름답다 내 나라여/ 자유와 정의와 사랑 위에 오래거라 내 역사여

노산 이은상 선생의 시 「기원(祈願)」의 앞부분이다. 대선후 작금의 국내 정세와 사회 현상을 보노라면 아슬아슬한 벼랑 끝을 걷는 느낌이다. 정권교체기 신·구권력 간의 ‘허니문 기간’마저 실종된 채 요즘 정가에는 전투적 용어만 난무하고 있다.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을 둘러싼 극한 대립 등 난마처럼 얽혀있는 정국이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노산의 시처럼 고난을 박차고 오롯이 일어서야 하지 않겠는가. 태양 같이 다시 솟아야 하지 않겠는가.

허준의 『동의보감』에 '통즉불통(通則不痛) 불통즉통(不通則痛)'이란 말이 있다. 이는 '통하면 아프지 않을 것이고, 통하지 않으면 아플 것이다'라는 뜻으로 한의학에서 흔히 인용하는 말이다. '인간의 육체가 아픈 이유는 서로 혈기와 경락이 막히고 통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어느 조직이나 국가도 구성원 개개인이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반목하게 되면 여기저기 아프고 병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갈등과 대립의 병폐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가장 중요한 해법임을 알려주는 말이다.

조직이 병드는 원인은 불통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로 소통이 되지 않으니 오해와 갈등이 빚어져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이념적 양극화가 심해져만 가는 것이다. '소통의 리더십'이 거시적인 국가차원에서 대통령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크고 작은 조직에서 불통이 원인이 되어 갈등과 반목이 빚어져 조직문화를 악화시키고 의욕상실을 빚는 사례를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대통령과 여당은 국정에 무한 책임을 지는 존재...야당을 설득하고 타협해 국가와 국민에 보탬이 되는 성과 만들어내야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에는 부드러움과 유연함을 주제로 하는 역설의 철학이 있다. 바로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유능제강(柔能制强)’이다. 풀이나 나무가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지만 죽으면 딱딱하게 말라버리고, 사람도 살아 있을 때는 근육이 유연하고 신축성이 있지만 죽으면 굳어버림을 지적하면서 ‘강고함은 죽음의 이치요, 부드러움은 삶의 이치’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흔히들 큰소리 치고 모진 말을 잘해야 자신의 권위가 서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권위는 위력이 아니라 깨우침을 주는 지혜에서 나온다. 곧게 흐르는 물은 바다에 이르지 못한다. 돌아갈 줄 아는 물이라야 바다에 다다른다. 물은 강철을 녹슬게 한다. 강철이 물을 이기지 못하듯 강한 것은 부드러운 것을 이기지 못한다.

긍정의 말로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해야 하며,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날선 직선의 말보다는 미소 띤 곡선의 말들이 상대의 마음을 더 잘 움직일 수 있다. 강압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여야 의도한 바를 손쉽게 달성한다. 아름다운 생각을 하는 동안은 생각하는 사람도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아름다운 말을 하는 동안은 말하는 사람도 아름다운 사람이 된다. 상대를 공격하고 아프게 하는 비수 같은 말보다는 아름다운 생각, 아름다운 말들이 더욱 소중하다.

모두가 끝모를 '불신의 시대'를 우려한다. 이러한 위기의 상황에서 새로운 리더십은 어떻게 정리될 수 있는가. 바로 지금은 ‘불도저 리더십’보다 '유능제강의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런 리더십이야말로 현재 우리 사회의 제반 영역에서 골 깊어진 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의 원천'이자, 유일한 '처방전'이다.

대통령과 여당은 국정에 무한 책임을 지는 존재다. 거대 야당이 발목을 잡는다고 해서 그 책임을 떠넘길 수 없다. 야당을 설득하고 타협해 국가와 국민에 보탬이 되는 성과들을 만들어내야 하는 게 집권 세력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능제강’의 지혜로 야당의 국정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남에겐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대하고, 자신에겐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한다는 ‘춘풍추상(春風秋霜)’의 자세도 당부드린다. 부디 실패한 정부들이 빠졌던 불통, 독선, 내로남불의 덫에 걸리지 않고 국민들에게 ‘빛나는 내일’을 열어주길 기원(祈願))한다.

필자 소개

조석남 (mansc@naver.com)

- 극동대 교수

- 전 한국폴리텍대학 익산캠퍼스 학장

- 전 서울미디어그룹 상무이사·편집국장

- 전 스포츠조선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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