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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지방선거 공천룰 '내홍'...홍준표의 볼멘소리 일리 있다
국힘 지방선거 공천룰 '내홍'...홍준표의 볼멘소리 일리 있다
  • 오풍연
  • 승인 2022.03.2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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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홍준표가 대구시장 선거에 나선다고 했을 때 욕심이 지나치다고 생각했다. 그는 당 대표도 두 번이나 했고, 대선후보를 지냈다. 이번 대선 경선에도 나왔었다. 게다가 경남지사도 한 바 있다. 그런 사람이 또 다시 대구시장에 나온다고 하니 조금 의아했다. 광역단체장이 의원보다 낫기 때문일 터. 그 달콤함에 취했다고 할까. 그렇게 해석할 수 밖에 없다.

그런 홍준표가 복병을 만났다. 당에서 만든 페널티 조항 때문이다. 무소속 출마 경험이 있으면 15%, 현역 의원은 10% 감점을 받는다. 홍 의원은 두 조항 모두 해당돼 25%의 페널티를 받게 된다. 이 조항이 그대로 적용될 경우 천하의 홍준표라 하더라도 경선을 통과하기 어렵다. 홍준표가 볼멘소리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같은 조항은 최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에서 통과됐다.

이 조항을 만드는데 김재원 최고위원이 참여했다. 김 최고위원도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심판이 룰을 만들고 직접 경기에 뛰어든 셈이다. 김 최고위원은 23일 KBS에 나와 “전국에서 1만명 가량 출마할 텐데 특정인을 겨낭해 룰을 만들지 않았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번 대구 보궐선거에도 출마하려다 당이 무공천 방침을 밝히자 포기한 바 있다. 김 최고위원 역시 욕심이 많다고 하겠다.

홍준표는 발끈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27년간 당과 흥망성쇠를 함께한 내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벌을 받으면서까지 경선을 해야 하나”며 “지도부의 난맥상을 걱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젠 야당도 아닌 여당 지도부다”라며 “사욕을 버리고 오로지 당과 나라만 생각하는 지도부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전날에도 “지난 대선을 앞두고 당의 방침대로 총선 때 탈당했던 사람들을 대사면하고 모두 입당시킨 것 아닌가”라며 “그런데 사면된 사람들에게 또 다시 페널티를 부과한다니. 그게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나”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총력을 다해 지방선거에 임할 시점에 현역 의원들을 출마하지 못하게 한다니 지방선거는 총선 패자들의 잔치인가”라고 꼬집었다.

또한 “심판이 자신에게 유리한 룰을 정해두고 선수로 뛰면 승복할 선수가 세상에 어디 있나”며 “1, 2위 격차가 10% 이상 나면 현역은 당연히 컷오프되는 것이 모든 물갈이 공천의 원칙이었는데 그것도 무시하는가. 당 운영이 이상하게 돌아간다”고도 지적했다.

이는 김재원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21일 따로 성명서까지 내면서 “출마예정자가 상대방에게 페널티를 정하는 것은 정의에 반한다”며 지방선거 출마자 감점 규정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홍준표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보지 않는다. 두 가지 모두 해당되는 사람은 홍준표 말고 또 있겠는가. 이처럼 특정인을 겨냥한 듯한 패널티 조항을 만들면 누가 승복하겠는가. 재고하는 게 마땅하다. 다만 홍준표도, 김재원도 대구시장 적임이 아니다. 그 판단은 유권자들의 몫이다.

# 이 칼럼은 '오풍연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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