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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정책 실험장 삼아선 안 돼...尹, 역량 있는 전문가 등용해야
경제를 정책 실험장 삼아선 안 돼...尹, 역량 있는 전문가 등용해야
  • 권의종
  • 승인 2022.03.1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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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뉴스 창간 10주년 특집] 새 대통령에 바란다(7) 지난(至難)한 경제 상황, 숙제만 잔뜩 물려받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책임 막중한 가운데 수고하고 땀 흘리는 정부엔 국민도 힘 보탠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측 제공)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당선되면서 우리나라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정의 모든 부문에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금융소비자뉴스는 올해 창간 10주년을 맞아 '새 대통령에 바란다'라는 주제로 온라인포럼을 개최한다. <편집자 주>

권의종 논설실장
권의종 논설실장

[권의종 칼럼]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이 뽑혔다. 인수위가 구성되고 새 정부가 출범한다. 축하를 보낸다. 걱정도 된다. 작금의 경제 상황이 험난하다. 경기침체 지속과 코로나 팬데믹 확산, 공급망 차질과 물류대란에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시계 제로다. 새 정부로서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난감할 것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정면승부 하는 수밖에. 위기가 기회라지 않은가. 어려운 게 어디 지금 뿐인가. 뒤돌아보면 한국 경제사는 고난과 극복의 역사였다. 지금 겪는 어려움쯤은 마음만 단단히 먹으면 능히 이겨낼 수 있다.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고, 최단기에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 반열에 오른 나라다. 이를 세계가 부러워한다.

역대 정부들도 잘해보려고 다들 애썼다. 성과와 업적이 눈부시다. 옥에 티도 있다. 아쉬운 점도, 반성할 점도, 잘못된 점도 분명 존재한다. 과거사가 된 만큼 지금 와서 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건 유익이 없다. 향후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이를 타산지석, 반면교사로 삼는 게 지혜롭다. 새 대통령과 새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크고 많은 이유다.

경제를 정책 실험장 삼지 말기를 바란다. 소득주도성장처럼 설익은 정책으로 시험에 빠뜨리는 잘못을 다시는 범하면 안 된다. 탈원전 프레임과 녹색 환상에 빠져 에너지 정책을 망가뜨리는 것 같은 시행착오도 더는 없어야 한다. 정책 결정에는 신중함이 필수다. 돌다리도 두들겨 건너는 조심성이 필요하다. 정책은 정부나 정치권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민과 전문가의 소리에 늘 귀 기울여야 한다. 

정책 결정은 신중히 하고, 국민과 전문가 의견 경청해야...만기친람(萬機親覽)식 국정운영 안돼  

분야 별로 전문가를 대거 기용해야 한다. 대선 후보 시절에는 다들 이를 철석같이 약속한다. 웬걸, 당선되고 나면 태도가 돌변하고 만다. 언제 그랬냐는 듯 제 식구 챙기기에 바쁘다.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경제 분야에서만큼은 역량 있는 전문가 등용이 긴요하고 절실하다. 정당이나 선거캠프 출신 인사 등 비전문가 투입으로는 복잡다단한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정 그들을 쓰고 싶으면 정치권에서나 소화하시라. 

아마추어도 배워가며 일하면 될 거라는 발상만큼 무모한 게 없다. 부임 후 업무를 파악하고 조직을 장악하고 사람을 알만하면 임기가 끝난다. 망건 쓰다 장 파하는 꼴 되기에 십상이다. 이런 비효율이 수장 바뀔 때마다 반복된다. 정부나 공기업이 전문성 없이 늘 그 모양 그 꼴로 유지되는 이유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조직 내부에서 능력이 검증된 인재를 활용하는 게 낫다. 위험을 줄이면서 성과를 내고 일관성 있게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그나마 방책이다. 

만기친람(萬機親覽)을 거둬야 한다. 모든 정책을 청와대가 친히 보살피는 식이 돼서는 되는 일이 없다. 덩치만 컸지, 눈치나 살피고 예스 맨 노릇을 하는 부처는 있으나 마나다. 부처에 자율성을 부여, 책임 행정을 구현하게 해야 한다. 창의성을 꽃피우고 전문성을 발휘토록 정부 조직 운영의 일대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 다행히도 새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령비서실 인원 감축 등 청와대 조직의 슬림화를 약속했다. 아직은 반신반의 상태이나 기대가 된다.

업무 재량권은 공기업에도 긴요하다. 책임만 있고 권한은 없는 지금의 공기업. 허수아비 신세다. 예산, 업무, 인력 운영 면에서 자율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기관 자체적으로, 기관장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시피 하다. 정부가 늘 감시하고 평가하며 수시로 온갖 지시를 내린다. 신입직원 채용 방법까지 시시콜콜 간섭할 정도다. 그러잖아도 낙하산 인사와 빚 덤터기로 공기업이 공(空)기업 되고, 금융기관은 관치에 찌들어 있다. 

인재를 널리 구하고, 만기친람 없애고...변명·계몽을 삼가며, 포플리즘을 경계하는 정부를 기대

구구한 변명을 늘어놓는 정부는 보기도 싫다. 위기를 위기로, 잘못을 잘못으로 인정할 줄 아는 솔직함이 좋다. 정부도 신(神)이 아닌 이상 실수할 수 있다. 조심해도 실수는 나오게 마련이다. 문제는 실패 그 자체가 아니다. 실패를 인정치 않으려는 아집과 독선이 더 큰 해악이다. 뻔히 잘못된 줄 알면서도 억지로 변명하고, 국민을 가르치려 들고, 이를 합리화하기 위해 또 다른 무리수를 두는 게 고질이 됐다. 

부동산 정책이 그 같은 예다. 재화나 서비스 가격이 오르는 것은 기본적으로 공급 감소와 수요 증가, 두 가지 요인에 기인한다. 집값도 예외가 아니다. 정부는 이런 원리를 아예 외면하고 철저히 무시했다. 공급은 늘리지 않고 수요만 짓눌렀다. 그러고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더 강한 억제책을 쏟아내는 악수를 뒀다. 그러기를 28차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온 나라가 투기판이 되고 말았다.

포퓰리즘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지도자를 선거로 뽑다 보니 유권자 눈치를 안 볼 수 없다. 민심을 살피는 건 정치의 당연한 책무이기도 하다. 민심은 국익과 충돌하기도 한다. 그럴 땐 여론의 역풍을 맞더라도 나라의 유익을 구하는 게 맞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자유당과 보수당 모두로부터 큰 불신을 받으면서도 국민을 단합시키고 전장의 병사를 독려, 독일군의 영국 침공을 막아낸 윈스턴 처칠처럼 말이다. 그때 그가 의회에서 한 “나는 여러분께 피, 수고, 눈물, 그리고 땀밖에는 달리 드릴 것이 없습니다”라는 명연설은 역사에 남아 지금까지 전해온다.

표를 얻고자 나랏돈을 함부로 써선 안 된다. 그 돈이 어떤 돈인가. 국민이 힘들게 벌어 낸 세금이고, 다음 세대가 뼈 빠지게 일해 갚아야 할 빚이다. 후대에 자산은 물려주지 못할망정 채무나 물려주는 나쁜 정부가 돼서 쓰겠는가. 지난(至難)한 경제 상황에서 숙제만 잔뜩 물려받은 새 당선인이 안쓰럽다. 하지만 그런 거 해결하라고 뽑아준 것 아닌가. 피와 눈물까지는 아니어도 수고하고 땀 흘리는 정부에는 국민도 힘을 보탠다. 건승을 빈다.

필자 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사) 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경영학박사)
- 금융소비자뉴스 논설실장
-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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