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3일 저녁 열린 대선후보간 4자 토론을 지켜 보았다. 모두 열심히 준비한 흔적은 읽을 수 있었다. 2시간 내내 긴장감이 흘렀다. 자신을 알리는 데는 TV토론보다 더 좋은 소재는 없다. 그런 만큼 후보들도 최선을 다했다. 대신 양자로톤처럼 치열함은 없었다. 중간 중간 끊기는 느낌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국민들이 후보들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으리라고 본다.
각자 지지하는 후보에 따라 판단이 달랐을 터. 딱히 누가 가장 잘 했다고 판단하기도 어려웠다. 아무래도 양강인 이재명, 윤석열 후보에게 눈이 더 쏠렸다. 특히 이재명과 윤석열 가운데 더 잘한 사람을 고르기 쉽지 않았다. 이재명은 대장동 사건을 회피하는 데 급급한 인상을 주었다. 윤석열은 이재명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심상정도 대장동 사건을 따졌다. 이재명은 기존 주장을 되풀이 하기에 바빴다.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윤석열은 디테일에 약했다. 이재명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가장 먼저 윤 후보를 지목해 “RE100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라고 물었다. RE100(Renewable Energy 100%)은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 글로벌 캠페인이다. 윤 후보는 이 후보의 질문을 알아듣지 못하고 “다시 한번 말씀해달라”고 했다. 이 후보가 “RE100″이라고 재차 말하자, 윤 후보는 결국 “RE100이 뭐냐”고 물었다.
보통 사람들에게도 RE100은 생소했을 수 있다. 그러나 윤석열이 챙기지 못 했으면 정책을 담당하는 참모들이라도 그 개념에 대해 알려주었어야 했다. 웬만한 정도의 관심만 있어도 알 수 있는 용어다. 윤석열은 주택 청약 점수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부동산 정책에서 중요한 사항인데 좀더 공부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안 후보는 윤 후보가 내놓은 군필자 청약 가산점 제도에 대해 질문하며 "청약 점수 만점이 몇 점인지 아시나"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40점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으나 안 후보는 즉각 "84점이다"고 정정했다. 윤 후보의 답변에서 약 두 배 차이가 나는 수치다. 안 후보는 이어 "30대가 (청약 점수) 만점을 받으려면 20살이 되자마자 청약저축을 하면 가능하다"며 윤 후보를 향해 또 다시 "작년 서울 지역 청약 커트라인이 어느 정도인지 아시나"라고 물었다. 윤 후보가 "만점이 거의 다 되어야"라고 말을 흐리자 안 후보는 "62.6점이다"고 답했다.
심상정 후보는 안정감을 보여주었다. 후보 중 가장 노련미가 있었다. 안철수 후보는 준비를 철저히 한 것 같았다. 그러나 토론 기술이 부족함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돋보일 수 없는 이유다. 여야 모두 자기네 후보가 가장 잘 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선거운동 기간 중 3번의 공식 토론회가 있다. 그 전에라도 네 후보가 합의를 하면 더 할 수도 있다. TV 토론도 꼼꼼히 챙겨 보고 누가 제일 잘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지 판단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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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