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와 가맹점주간 정보 격차로 '갑질' 심화 우려"…회사 "외부 개입 최소화·사업 집중"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국내 최대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인 맘스터치의 자진 상장폐지 불발 시 소액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맘스터치의 이번 자진 상장 폐지 결정이 주주들과 가맹점주의 관심과 개입, 투명한 경영 정보 공개 의무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논란이 커지면서 자진 상장 폐지 불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서 맘스터치는 지난 20일 6130원으로 17.88% 뛰며 장중 614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공개 매수 결정에 기관투자가들이 단기 투자에 나서 주가를 밀어올린 영향이다.
앞서 지난 20일 맘스터치는 최대주주인 한국에프앤비홀딩스가 다음 달 15일까지 보통주 1608만7172주(15.80%)를 공개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공개 매수 대상 주식 중 1179만8185주(11.59%)는 한국에프앤비홀딩스가, 나머지 428만8987주(4.21%)는 맘스터치가 사들일 예정으로, 공개 매수가 성공하면 한국에프앤비홀딩스와 맘스터치의 지분은 각각 79.08%, 20.02%로 오르게 된다.
거래소 규정상 대주주가 상장 주식의 95% 이상을 확보하면 상장폐지가 가능하다.
공개 매수 가격은 주당 6200원으로, 맘스터치와 한국에프앤비홀딩스는 수수 주주 지분 100%를 회수해 상장 폐지를 신청할 계획이다.
맘스터치가 이번에 상장 폐지에 성공하면 2016년 스팩 합병 방식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지 6년 만에 비상장사로 돌아가게 된다.
가맹점주들과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맘스터치의 자진 상폐 결정이 주주들과 가맹점주의 관심과 개입, 투명한 경영 정보 공개 의무를 피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가고 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상장사 특성상 많은 주주의 관심을 받다 보니 부정적인 이슈가 생길 때마다 가맹점주들이 동요하고 매출과 수익성에 영향을 받았다"며 "외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현재 프랜차이즈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맘스터치는 최근 가맹점 갑질 논란에 휩싸여 불매 운동까지 일었으며, 가맹점주들이 단체를 만드는 활동을 방해했다는 의혹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자진 상폐가 상장사로서 가맹점주들과의 분쟁 등이 부각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황성구 맘스터치 가맹점주협의회장은 "2020년 본사 측에서 싸이버거 패티 등 제품 원재료값을 인상하면서 점주 이익은 줄고 회사 이익은 늘었다. 공시된 회계자료가 없었다면 이런 일을 확인하는 게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상폐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가맹점주들은 그동안 공시를 통해 공개된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등을 참고해 본부의 원부자재 가격 인상 결정에 반대 의견을 피력해왔는데 추후 상폐가 되면 본사의 경영 실적과 회계 실태 등을 파악하기가 어려워진다. 이에 본사와 가맹점주 간 정보 비대칭 격차가 더 벌어지며 본사의 '갑질'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인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자발적인 비상장을 선택한 맘스터치가 원하는 대로 증시 자진 퇴출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소액주주 참여가 저조하면 공개 매수가 취소되므로 자진 상장 폐지가 어려울 수도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자신 상폐가 불발되면 고가에 추종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은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으므로 공개 매수 목적과 가격, 자진 상장폐지 가능성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회사가 공개 매수를 통해 성공적으로 주식을 다 회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크다"며 "단기적으로 가격 급등락으로 충분한 주식을 사들이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