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2공장 후보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여러 후보지가 경쟁을 벌였지만,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약속한 텍사스주 중부 소도시 테일러가 최종 낙점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로 첨단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미국을 중심으로 추격을 본격화 해 2030년까지 대만의 TSMC를 제치고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3나노 이하 공정에서 기술력을 앞세워 TSMC를 추월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미국 제2 파운드리 공장 부지로 테일러를 최종 낙점했다고 2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를 인용해 연합뉴스가 전했다.
1997년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고 파운드리 공장으로 운영해온 삼성전자는 미국 제2 파운드리 공장을 오스틴시에 세울 예정이었지만 올해 초 미국 전역을 강타한 기습 한파가 변수가 됐다. 오스틴의 단전·단수 결정으로 삼성 반도체 공장이 한 달 넘게 셧다운 되며 3000억∼4000억원 규모의 피해를 봤다.
이후 삼성과 오스틴시와의 재발 방지와 피해 보상, 신규 투자 인센티브를 두고 협상이 지지부진해지며, 파격적인 세금감면 혜택을 약속한 테일러시가 유력 후보지로 부상했다.
오스틴과 인접한 테일러는 인구 1만7000명의 소도시로, 삼성전자의 기존 파운드리 공장이 있는 오스틴에서 차로 4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테일러시와 윌리엄슨 카운티는 올해 9월 삼성의 반도체 공장 재산세 대부분을 감면해주는 인센티브를 만장일치로 확정했고, 테일러 독립교육구도 최근 2억9200만달러(약 3442억원) 규모의 추가 세금감면을 약속했다. 삼성이 테일러시와 윌리엄슨 카운티, 테일러 독립교육구로부터 받는 전체 세금감면 혜택은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삼성이 테일러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600만 제곱피트(약 55만7000㎡) 규모의 부지에 내년 1분기 착공에 들어가 2024년 하반기 생산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이다. 여기에 차세대 초미세 공정을 위한 설비를 들여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팅 등 4차 산업혁명으로 수요가 급증한 차세대 첨단 반도체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번 출장 기간 파운드리 2공장 투자 결정을 매듭짓고, 관련 내용을 미 백악관 고위 관계자와 미 의회 핵심 의원들과 사전 공유하면서 협력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이번 테일러시 파운드리 제2공장 투자는 삼성전자가 공격적으로 키우는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