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3분기 우리나라 가계 빚 규모가 1845조원에 달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등으로 기타대출 증가폭이 축소됐으나 주택담보대출 등 주택매매 수요가 여전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44조9000억원이다. 이는 전분기 말보다 36조7000억원(2.0%) 늘어 증가폭이 올 2분기(43조5000억원·2.4%)보다 축소됐다.
다만 전년동월과 비교하면 163조1000억원(9.7%) 늘어 지난해 3분기(109조원·6.9%)와 비교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가계신용은 은행을 비롯해 보험·카드사·저축은행·대부업체 등 전체 금융권이 가계에 빌려준 금액(가계대출)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액(판매신용) 등을 더한 액수로 가계가 앞으로 갚아야 할 총 빚을 말한다.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규모는 9월 말 기준 1744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분기(1707조원) 대비 37조원 증가한 것으로 전분기 증가폭(41조원)과 비교하면 일부 완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폭(159조원) 역시 지난 2분기(161조7000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상품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969조원으로 전분기말에 비해 20조8000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16조2000억원 늘어난 77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 관계자는 “주담대 증가폭이 주택 매매 및 전세 거래 관련 자금수요 지속, 집단대출 취급 확대 등으로 전분기에 비해 확대된 반면, 기타대출 증가폭이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등으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 금감원 등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본격화한 8월 이후에도 가계대출 증가폭은 줄지 않았다. 은행권과 비은행권 모두에서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3분기 중 총 20조8000억원 가량 늘었는데 예금은행에서 16조4000억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 2조8000억원 늘며 전분기 대비 증가폭이 커졌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담대는 2017년 2분기(3조2000억원) 증가 이후 최대폭 기록이다.
보험사, 여전사 등 기타금융기관 등의 가계대출 잔액은 7조7000억원 늘어난 496조1000억원을 나타냈다. 기타금융기관의 경우 직전 분기 증가폭(19조6000억원)보다 절반 이상 감소한 수치다.
판매신용(결제 전 카드사용액) 잔액은 100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말에 비해 2000억원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