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우리 정치사에서 아주 특이한 인물이다. 1940년 생으로 우리나이 82살이다. 그런데 매우 정정해 보인다. 70대라고 해도 믿을 정도이다. 건강하다는 뜻이다. 나이가 모두는 아니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 정치를 주무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 역시 김종인의 능력이다. 김종인이 필요하니까 그에게 손을 벌린다.
나는 줄곧 김종인을 비판해 왔다. 여기 저기 왔다갔다 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게 못 마땅해 그랬다. 그의 그립(장악력)은 인정한다. 내로라하는 의원들도 김종인 앞에서는 꼬리를 내린다. 김종인에게 직접 대든 의원은 손에 꼽힐 정도이니 말이다. 이는 김종인에게 카리스마가 넘친다는 얘기다. 김종인 본인 또한 그것을 즐기지 않을까.
김종인은 거침이 없다. 어떤 질문이든지 망설이지 않고 대답한다. 그런 것을 보면 프로 중 프로다. 그가 지금까지 버티어 온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언론과도 소통을 활발히 한다. 따라서 연일 뉴스 메이커가 된다. 김종인이 한마디 해도 기사화 된다. 웬만한 현역 정치인보다 스펙트럼이 훨씬 더 넓다. 내년 대선에서도 등판할 게 확실하다.
김종인도 윤석열 선대위에 참여할 것으로 본다. 이준석 대표가 군불을 지피고, 윤석열 측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김종인은 아직 정식 제의를 받은 바 없다며 일정 부분 거리를 둔다. 자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서다. 김종인이 참여하면 솔직히 도움이 될까. 나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김종인이 국민들로부터 절대적 신뢰를 받는 것도 아니다. 정치 공학적으로 플러스 요인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무엇보다 김종인은 구속 전력도 있다. 상식과 공정을 외치는 윤석열과 안 맞는 조합이다. 이 당 저 당 옮겨 다닌 것도 평가받을 일이 못 된다. 어찌보면 기회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누가 봐도 승산이 더 있는 쪽에 줄을 서 승리로 이끌었다는 지적이다. 김종인의 힘보다는 그런 분위기에 편승했다는 분석을 피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윤석열이 김종인에게 많이 기댈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일부러 배척할 이유는 없지만 목맬 이유도 없다. 오히려 젊은 사람 위주로 선대위를 꾸리는 게 낫지 않을까. 4선의 권성동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것은 잘한 일이다. 꼰대 정당의 냄새를 풍기는 것은 옳지 않다. 김종인을 굳이 모시려면 상임고문 정도가 어떨까. 김종인이 총지휘하는 것은 시대정신과도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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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