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김나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고(故) 이건희 회장 1주기인 25일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경기도 용인시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열린 '이건희 회장 흉상 제막식'에 참석해 고인을 기리며 이 같은 메시지를 내놨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우리를 떠난 지 벌써 1년이 됐다. 고인에게 삼성은 삶 그 자체였고, 한계에 굴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으로 가능성을 키워 오늘의 삼성을 일구셨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는 이 부회장이 지난 8월 가석방된 이후 처음 내놓은 메시지로, 새로운 삼성을 위해 조용하지만 힘있게 출발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함)를 언급하며 "국격에 맞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재계 안팎에서는 '포스트 이건희' 1년을 맞아 '뉴삼성'에 관한 이 부회장의 경영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관측됐다.
이 부회장이 이날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새로운 삼성으로의 도약 의지를 밝힘에 따라 그동안의 '정중동' 행보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경영 보폭을 넓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 이건희 회장 1주기 추도식 조촐하게 열려…임직원들 온라인 추모관서 추도
한편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1주기 추도식이 25일 가족들만 참석한 채 간소하게 열렸다.
재계에 따르면 이날 이 회장의 추도식은 오전 10시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20여분간 진행됐다. 추도식에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참석했다.
코로나19 방역지침상 추도식은 사적모임으로 분류된다. 접종 완료자 4명을 포함해 최대 8명까지만 참석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추도식에서 별다른 언급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이날 1주기를 맞아 경기도 용인시 소재 삼성인력개발원 창조관에 이 회장 흉상을 제작, 설치했다. 이 부회장은 추도식 후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이동해 흉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삼성은 흉상 사진을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았다. 제막식에는 이 부회장 이외 사장단 5명이 참석했다.
삼성은 사내 블로그에 ‘온라인 추모관’을 개설했다. 사내 게시판에는 ‘세상을 바꾼 거인, 고 이건희 회장님을 그리며’라는 제목으로 추모 영상 및 신경영 특강 영상을 공개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25일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지난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입원 치료를 받은지 6년 5개월 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