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금융당국이 상장폐지 우려가 있는 가상자산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최근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가 30개 코인을 돌연 상장폐지하고, 유의종목으로 무더기 지정하면서 시장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국내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폐지 및 유의종목 현황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금감원은 이날 오후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은 20여 곳 가상자산 거래소에 이메일을 보냈다. 이메일에서 “이달 7일 이후 16일까지 상장폐지됐거나, 유의종목에 지정된 코인 명단을 보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관계자는 “거래소의 유의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 등의 결정이 이용자들에게 영향을 주니 금감원도 이제까지 계속 파악하려고 노력을 해왔다”면서 “특히 지난주 업비트의 상장폐지 및 유의 종목 지정에 대해 이용자 피해 문제 등이 발생하며 현황 파악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1일 업비트는 마로, 페이코인, 옵져버, 솔브케어, 퀴즈톡의 원화 마켓(시장) 페어 제거를 통보했다.
업비트는 코모도를 비롯해 애드엑스, 엘비알와이크레딧, 이그니스, 디마켓, 아인스타이늄 등 30개 종목을 한꺼번에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업비트는 이들 코인의 유의 종목 지정 사유에 대해 “팀 역량 및 사업, 정보 공개 및 커뮤니케이션, 기술 역량, 글로벌 유동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내부 기준에 미달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조정에 코인 가격은 급락했고, 투자자들의 혼란으로 이어졌다.
심지어 ‘다음 주 업비트 유의 종목 리스트’ ‘7월 업비트 상폐 리스트’ 등의 정체불명의 글까지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번지기 시작했다. 이에 일부 이용자는 업비트의 관련 행태를 항의하며 청와대 청원까지 나온 상태다.
금감원 측은 이번 코인 명단 요구에 대해 단순 현황 파악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당국이 투자위험이 있는 잡코인을 더 들여다보게 되면서 거래되는 코인 수도 점차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기적인 보고 수순이 아니라는 해석이다.
금융위는 앞서 사업자나 임직원이 자전거래, 통정·가장매매, 고가·저가 주문, 허수주문 등으로 시세 조종할 가능성을 막는다는 차원에서 가상화폐 거래소가 자체 발행한 자산의 매매·교환을 중개하거나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