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 최종 후보군 4명에 들지 못 했다. 이는 당연한 결정이다. 만약 그가 후보군에 포함된다면 안 될 일이기 때문이다. 이성윤은 문재인 정권을 위해 영혼까지 팔았지만 결국 버림 받았다고 할 수 있다. 누굴 원망할 수도 없다. 자신이 그 같은 선택을 했던 까닭이다. 그래서 나는 이성윤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 바 있다.
이번 총장 후보추천위는 그나마 역할을 다 했다. 이성윤을 탈락시킨 것 만도 평가받을 수 있다. 문재인 정권은 예상을 초월하기에 혹시나 이성윤이 끼지 않을까 우려했던 것도 사실이다. 문 대통령에게도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다. 이성윤이 아끼는 후배라 할 지라도 버릴 때는 버려야 한다. 이성윤도 서운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업보라 생각하고 자신을 되돌아보기 바란다.
검찰총장 후보추천위는 29일 회의를 열어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과 구본선 광주고검장,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 후보 4명을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했다. 박 장관은 조만간 이 중 1명을 문 대통령에게 제청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흘러나온 얘기를 종합하면 김 전 차관이 가장 유력하다. 검찰 내부에서는 조 차관을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명을 한 명씩 살펴보자. 김오수(58·사법연수원 20기) 전 차관은 현 정부들어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장관을 내리 보좌했다. 2019년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총장 후보군에도 올랐었다. 차관 재직 당시 대검과의 갈등을 제대로 중재하지 못하고 정부 편에 섰다는 내부 비판이 많은 게 흠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김학의 전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으로 서면조사까지 받았다. 현 정부 인사로 분류된다. 그래서 인사 때마다 하마평에 오르곤 했다.
구본선(53·23기) 고검장과 배성범(59·23기) 연수원장은 비교적 무난한 인물들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검찰총장 직무를 대행 중인 조남관(56·24기) 대검 차장이 주목받고 있다.
조 차장은 전북 남원 출신으로, 그동안 유력한 총장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혀 왔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뒤 광주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 법무부 인권조사과장 등을 지냈다. 현 정부 초기 국가정보원 적폐청산 TF 팀장을 지낸 뒤 검사장으로 승진했고, 추 전 장관 시절 검찰국장을 지냈다.
추 전 장관이 고검장으로 승진시켜 대검 차장검사에 올랐지만, 지난해 윤 전 총장 징계 사태 당시 추 전 장관에게 '징계 청구 철회'를 호소하는 공개 글을 올리는 등 반기를 들었다. 검찰 내부 평가도 좋은 편이다. 문재인 정권이 다시 한 번 그에게 기회를 줄지 모르겠다. 조 차장이 제일 좋은 카드이기는 하나 반기를 들었던 게 걸림돌로 작용할 듯 싶다.
김 전 차관이 검찰총장에 발탁될 경우 이성윤이 그대로 서울지검장을 맡을 수도 있다. 김 전 차관보다 사법시험 기수가 아래여서 그렇다. 내가 이성윤이라면 내일 당장 검찰을 떠난다. 그럴 만한 위인이라도 될까.
# 이 칼럼은 '오풍연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