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은 순자본보다 위험액이 더 많이 증가...옵티머스펀드-미국 리조트투자 등도 총위험액 증가에 일조한 듯
NH투증이 피고로 소송중인 사건들도 타사에 비해 많아...작년 말 현재 피소소송건수는 35건, 소송가액은 3,163억원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작년 증시호황 등으로 증권사들의 실적과 재무구조가 크게 호전되고 덩달아 순자산이 급증하면서 대형 증권사들의 순자본비율도 대부분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NH투자증권(대표이사 사장 정영채)의 순자본비율만은 2년 연속 하락하면서 5대 IB(투자은행)급 대형증권사중 가장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5대 대형 증권사들의 작년말 연결기준 순자본비율을 보면 미래에셋증권이 2,034%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한투증권(1,829%), 삼성증권(1,515%), KB증권(1,474%),,NH증권(1,226%) 순이었다. 5대 사가 아닌 대형 증권사들 중 신한금융투자 1,677%, 메리츠증권 1,659%, 하나금융투자 1,214%, 키움증권 779% 등이었다.
5대 대형 증권사의 순자본비율 (연결기준 %)
증권사명 |
2020년 |
2019년 |
2018년 |
미래에셋증권 |
2,034.1 |
1,728.1 |
1,669.0 |
한국투자증권 |
1,829.9 |
1,260.0 |
1,016.9 |
삼성증권 |
1,515.8 |
875.6 |
1,392.0 |
KB증권 |
1,474.1 |
1,198.7 |
1,278.4 |
NH투자증권 |
1,226.0 |
1,307.6 |
1,365.2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순자본비율은 증권사의 핵심 재무건전성 지표로,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뺀 금액을 필요유지자기자본으로 나눠 구한다((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필요유지자기자본×100). 비율이 높을수록 언제든 동원가능한 순자본이 많다는 얘기다. 재무건전도나 자본적정성이 좋다는 뜻이다. 은행이 BIS자기자본비율이라면 증권사는 순자본비율이 중요하다.
영업용순자본은 금융회사가 청산할 경우 채권자들의 빚을 다 정리하고 남는 유동성 자산을 의미한다. 보통 금융회사의 순재산에서 현금화가 곤란한 자산을 빼고 보완자본을 가산해 계산하는 순자산가치다.
총위험액은 금융회사가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상황 악화로 입을 수 있는 모든 손실을 스스로 계산해본 액수다. 시장위험액, 신용위험액, 운영위험액을 구분해 합산한다. 필요유지자기자본은 인가업무 또는 등록업무 단위 별로 요구되는 '최저자기자본의 70%'의 합계 금액이다.
2019년 순자본비율은 역시 미래에셋증권이 1,728%로 가장 높았고, NH증권이 1,307%로 2위였다. 다음은 한투증권(1,260%), KB증권(1,198%), 삼성증권(875%) 순이었다.
NH투자증권, 영업용순자산이 늘긴 했으나 총위험액 증가속도가 더 빨라..."이 비율이 계속 떨어지는 것이 문제"
1년 만에 NH증권이 5위로 떨어진 것은 NH증권의 이 비율은 작년까지 2년 연속 하락한 반면 나머지 대형사들의 비율은 모두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NH증권의 순자산비율은 2018년 1,365%에서 19년 1,307%, 작년 1,226%로 계속 하락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이 비율은 이 기간 1,669%→1,728%→2,034%로 계속 올랐다. 한투증권도 1,016%→1,260% →1,829% 순으로 크게 상승했다. 삼성증권과 KB증권은 2019년 한 때 하락했다가 작년에 다시 큰 폭으로 올랐다.
이들 4개 증권사는 작년 증시호황 등으로 영업용 순자본이 크게 늘어난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비상상황에 대비, 부실우려자산 같은 위험요인들을 대거 줄이거나 아니면 증가속도를 크게 줄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래 표에서 보면 NH를 제외한 4대증권사는 총위험액이 작년에 거의 제자리이거나 약간 늘어난 반면 영업용순자본은 모두 더 크게 늘었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은 영업용순자산이 늘긴 했으나 총위험액 증가속도가 더 빨랐다. 한 기업 재무전문가는 “보통 순자본비율 1,000% 이상이라면 아주 양호한 재무건전도로 평가된다. NH증권의 이 비율이 비록 대형사 중 5위라 하더라도 재무건전도가 나쁘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다만 속도제어가 덜 되었는지. 이 비율이 계속 떨어지는 것이 문제”라고 평가했다.
5대 증권사의 영업용순자본 및 위험총액 (연결기준 단위 억원)
증권사명 |
구분 |
2020년 |
2019년 |
NH투자증권 |
영업용순자본 |
49,426 |
46,515 |
〃 |
총위험액 |
33,485 |
29,512 |
삼성증권 |
영업용순자본 |
43,242 |
34,657 |
〃 |
총위험액 |
23,533 |
23,272 |
미래에셋증권 |
영업용순자본 |
75,918 |
68,004 |
〃 |
총위험액 |
48,616 |
44,809 |
KB증권 |
영업용순자본 |
36,563 |
31,704 |
〃 |
총위험액 |
16,776 |
15,614 |
한국투자증권 |
영업용순자본 |
55,890 |
46,332 |
〃 |
총위험액 |
31,328 |
29,419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NH증권 측은 최근 공개한 작년 사업보고서에서 순자본비율이 계속 감소한 주요인으로 “부동산 관련 펀드 등 영업 활성화로 총위험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대형 증권사들은 코로나사태로 부동산 등 위험투자를 많이 줄이면서 조심조심했는데, NH증권은 부동산관련 집합투자증권 등 공격적 대체투자 속도를 크게 줄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크게 문제가 된 옵티머스펀드나 미국 라스베가스 리조트(더 드루)개발투자 등도 NH증권의 총위험액 증가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충당부채는 금액과 시기만 확정되지 않았을뿐 언젠가 손실이나 비용 발생이 확실할 경우 그때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부채다. NH증권의 충당부채는 2019년말 285억원에서 작년말 2,622억원으로 무려 9배 이상 늘었다. 특히 기타손실충당부채가 4억7천만원에서 2,326억원으로 엄청나게 증가했다.
NH증권의 충당부채(단위 : 백만원)
구분 |
2020년말 |
2019년말 |
복구충당부채 |
8,271 |
4,340 |
미사용약정충당부채 |
15,273 |
17,022 |
지급보증충당부채 |
5,981 |
6,670 |
기타손실충당부채(*) |
232,683 |
479 |
합계 |
262,208 |
28,511 |
<자료 NH증권 사업보고서>
코로나19와 관련된 2,219억원어치의 금융자산에 대해 작년말 현재 모두 1,095억원의 손실충당금 처리한 것도 눈길
NH증권 측은 특히 기타손실충당부채가 급증한 이유에 대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환매지연으로 예상되는 고객 손실보상금에 대한 작년말 시점에 최선의 추정치와 향후 손실이 예상되는 해외 대체투자자산의 예상손실 추정액이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자원 유출 예상에 대한 객관적증거를 추가로 수집해 재무제표에 지속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코로나19와 관련된 2,219억원어치의 금융자산에 대해 작년 말 현재 모두 1,095억원의 손실충당금 처리한 것도 눈길을 끈다. 이중 부동산임대업 관련 금융자산 439억원은 전액 손실충당금을 쌓았고, 기타 개인서비스업은 517억원 중 331억원, 숙박업종은 428억원 중 318억원을 각각 손실충당금으로 처리했다.
한편 작년 사업보고서에서 NH투자증권은 광범위한 기업네트워크 및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업무 수행 이력 등을 바탕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서의 견고한 입지를 구축했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DCM(채권자본시장) 및 ECM(주식자본시장) 등 투자은행(IB) 분야에서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모험자본 공급 기능을 강화하고 M&A 부문 등 전략적 자문기능을 제고함으로써 향후 확대되는 IB부문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NH증권의 순수수료손익(단위 : 백만원)
구분 |
2020년 |
2019년 |
|
수수료수익 |
수탁수수료 |
687,968 |
303,477 |
인수및주선수수료 |
128,728 |
111,686 |
|
집합투자증권취급수수료 |
36,993 |
44,185 |
|
자산관리수수료 |
19,411 |
15,392 |
|
매수및합병수수료 |
26,293 |
46,817 |
|
신탁보수수수료 |
24,624 |
22,149 |
|
채무보증수수료 |
153,404 |
92,317 |
|
송금수수료 |
318 |
234 |
|
유가증권대여료 |
35,954 |
54,704 |
|
기타 |
79,597 |
98,733 |
|
소계 |
1,193,290 |
789,694 |
|
수수료비용 |
매매수수료 |
74,154 |
53,390 |
투자일임수수료 |
677 |
641 |
|
송금수수료 |
471 |
444 |
|
대차거래수수료 |
29,174 |
45,687 |
|
기타 |
63,754 |
91,311 |
|
소계 |
168,230 |
191,473 |
|
순손익 |
1,025,060 |
598,221 |
<자료 NH증권 사업보고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작년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NH증권도 작년 실적이 아주 좋았다.
브로커리지, 금융상품판매, IB, 기타수수료 등의 수수료 수익은 작년 1조250억원에 달해 재작년 5,982억원에 비해 무려 71%나 증가했다. 특히 증시 호황에 힘입어 주식거래 대행수수료는 6,138억원으로 2019년 2,500억원 대비 145% 증가했다.
인수주선, M&A자문 등 IB수수료수익도 작년 3,084억원으로, 재작년 2,508억원보다 23% 증가했다. NH증권은 작년 SK바이오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람코에너지 등의 랜드마크 딜을 포함해 굵직한 기업공개(IPO) 딜들을 수행, IPO 대표주관 실적 1위(8,718억원, 13건), IPO 인수 실적 2위(8,772억원, 15건)를 차지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자산운용 손익 및 관련 이자수익도 8,462억원으로, 재작년 7,581억원에 비해 11.6% 증가했다.
NH증권의 손익계산서 (단위 : 백만원)
|
|
구분 |
2020년 |
2019년 |
2018년 |
영업이익 |
787,251 |
575,387 |
540,144 |
영업수익 |
12,767,822 |
11,503,545 |
9,241,348 |
영업비용 |
11,980,571 |
10,928,158 |
8,701,204 |
영업외손익 |
1,864 |
57,830 |
(35,379) |
법인세비용차감전 계속사업손익 |
789,115 |
633,217 |
504,765 |
당기순이익 |
576,878 |
476,378 |
361,473 |
지배주주지분순이익 (대손준비금 반영후 조정 이익 당기 : 572,721 백만원, 전기 : 463,571 백만원 전전기 : 360,750 백만원) |
576,971 |
475,517 |
360,862 |
비지배지분순이익(손실) |
(93) |
861 |
611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하지만 다른 증권사에선 보기 어려운 취약점들도 여러 군데 보였다.
특히 자산운용 부문에서 주식 처분차익, 평가차익, 배당금 등 주식운용부문은 1,996억원 손실을 보았다. 2019년에는 59억원 이익이었다. 채권운용 손익도 19년 8,256억원의 이익을 냈으나 작년에는 6,175억원으로 이익 규모가 약간 줄었다. 외화증권 운용수익도 19년 2,891억원 이익에서 작년에는 750억원 손실로 바뀌었다. 장내옵션거래, 장외파생상품거래 부문도 비슷했다.
외환거래부문에서의 순손실도 2019년 197억원에서 작년 1,325억원으로 급증했다. 외환차익과 외화환산이익이 2,698억원에서 7,564억원으로 늘었지만, 외환차손과 외화환산손실 등 외환거래손실이 2,895억원에서 8,890억원으로 더 늘었기 때문이다.
NH증권이 종속기업으로, 케이멘제도에 운용중인 NH앱서루트글로벌오포투니티펀드와 NH앱서루트리턴인베스트먼트스트래티지스펀드 등 2개의 투자펀드도 눈길를 끌었다. 케이멘제도는 우리에게 주로 비자금도피처 또는 탈세온상 등의 이미지로 많이 알려진 곳이다.
2개 펀드의 자산규모는 각각 77억원 및 401억원이고, 매출도 2억8천만원과 16억원으로, 아직 작은 규모다. 작년 당기순이익도 각각 1,300만원 적자와 5억3천만원 흑자를 겨우 냈을 정도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10년 넘게 투자중인 역외해외펀드로 불법투자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재벌계열사도 아닌 NH투자증권이 왜 굳이 한꺼번에 6개의 광고대행사-광고제작사 직접 운영하는지 의아
NH증권이 지엔엠퍼포먼스 등 4개 광고대행사와 1개의 온라인광고대행사, 1개의 광고물제작사를 종속기업으로 운영 중인 것도 눈길을 끈다. 규모는 모두 영세한 편이다. 가장 큰 곳의 자산이 185억원, 매출 105억원, 당기순이익이 25억원일 정도다.
보통 기업이 광고회사를 직접 운영하는 것은 자기회사 광고물을 전속제작할 필요가 있거나, 오너의 부인이나 딸들에게 일감을 주기 위한 용도가 많다. 재벌계열사도 아닌 NH증권이 한꺼번에 6개의 광고대행사 또는 광고제작사를 직접 운영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회사 측은 단순투자 목적의 사모합자투자건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NH증권이 피고로 소송 중인 소송사건들도 다른 대형 증권사들에 비해 많았다. 작년말 현재 NH증권의 피소소송건수는 모두 35건, 소송가액은 3,163억원에 달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피소 소송건수 13건에 소송가액 8,062억원이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의 피소 소송건 중에는 중국안방보험과의 미국 호텔 인수소송이 포함돼 있어 이를 제외하면 건수나 액수가 NH증권이 훨씬 많다.
현재 삼성증권의 피소 소송건수는 13건, 소송가액은 82억원에 불과했으며, KB증권은 2건, 1,142억원, 한투증권은 15건, 98억원이었다. NH증권이 유달리 건수가 많고 금액도 크다는 걸 금방 알 수 있다.
NH증권의 주요 피소내역을 보면 신재생에너지 관련 유동화증권 매매대금 808억원에 대한 반환청구 소송 및 774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펀드 불완전 판매관련 258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대우조선해양 증권신고서 부실기재 등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503억원)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