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원, "관치 금융 심화에 금융사들, 금감원 출신 감사 선호"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금융감독원 퇴직 임원들이 주요 시중은행의 상임감사 직을 독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시중은행 4곳은 금감원 출신 감사를 두고 있다.
이들 은행들의 감사는 금감원에서 은행부문 총괄부원장, 저축은행 감독국장, 부원장보, 일반은행검사국장 등을 지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감사 자리에 금감원 출신 인사를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있는 것은 이들이 감독당국과의 소통 창구가 돼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됐다. 금감원에 '전관예우'가 통한다는 방증이다.
최근 들어 금융당국의 소비자보호 기조가 강화되고, 은행 등 금융사에 대한 제재과 규제 등 압박이 커지자 금융권이 금감원 출신 인사를 선호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금감원 출신 인사가 은행권 감사로 내려오는 낙하산 관행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관치 금융이 더욱 심화되니 은행 뿐만 아니라 전 금융사들이 금감원 출신의 감사를 선호할 수 밖에 없어보인다"며 "이 같은 현상은 과거보다 더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볼 때 이는 시장에서 요구하고 바라는 전문적인 감사의 기능을 약화시켜 금융산업의 퇴보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개선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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