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이달 들어 5대 주요 은행에서 신규 개설된 마이너스 통장(마통)이 3만1000건을 넘어서고, 이를 통한 신용대출 잔액도 3주 만에 6700억원가량 불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이달 4일부터 지난 21일까지 14영업일 동안 마이너스통장을 통한 신규 신용대출은 총 3만1305건이다.
지난해 연말 기준 하루 1000건 수준이었던 신규 마통 개설 건수가 이달에는 하루 2000여 건씩으로 두 배나 뛴 것이다. 이에 따라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해 12월31일 46조5310억원에서 지난 21일 47조2076억원으로 3주 새 6766억원이 늘었다.
은행들은 마통 신규 개설이 급증 이유가 최근 증시 활황으로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몰린 데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규제가 추가로 나오기 전에 미리 한도대출을 받아두려는 수요가 더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 규제가 더 강화되기 전에 미리 마통을 뚫어두려는 경우가 최근 많이 늘었다"며 "얼마 전 금융당국이 고액 신용대출의 분할상환 의무화를 추진한다고 발표한 이후 '마통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다시 마통 신규 개설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21일 현재 5대 은행의 전체 신용대출 잔액은 134조9583억원으로, 작년 12월말 133조6482억원보다 1조3101억원 늘어나는 데 그치며 당국의 관리 수준을 벗어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달 초 불과 4영업일 만에 신용대출 잔액이 4500억원 불어나며 은행권 신용대출이 다시 들썩이자 당국이 고액 대출을 중심으로 관리를 강화한데 따른 것이다.
당국의 신용대출 조이기 기조에 맞춰 최근 은행들은 줄줄이 직장인, 전문직 대상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거나, 마통 신규 신청을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