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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 '곳간' 텅 비었다"...이라크 비스야마 현장서 8900억 못받아
"한화건설 '곳간' 텅 비었다"...이라크 비스야마 현장서 8900억 못받아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1.01.0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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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말 1900억원서 2년 사이에 4배 이상 급증...코로나와 저유가로 이라크정부의 재정악화 탓
한화건설 순차입금 2019년말 1조2,413억원서 지난해 9월말 1조8,625억원으로 9개월새 50% 급증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한화그룹 김승연회장까지 나서 따냈던 한화건설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Bismayah New City Project·BNCP)에서 아직 못받고 있는 돈(매출채권)이 지난 9월말 현재 약 8,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화건설의 최근 3년치 영업이익보다 많은 수치다.

BNCP관련 매출채권은 2018년말 약 1,900억원, 2019년말 약 6,250억원 등으로 해가 갈수록 그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6일 작년 11월중 이라크 국무회의에서 오랜만에 공사대금 1억달러 지급이 결정되긴 했으나 전체 매출채권대비 그 규모가 다소 미흡한 수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나신평은 코로나 및 저유가사태로 이라크의 재정이 악화되는 바람에 BNCP 현장의 공사대금 회수가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건설의 지난 3분기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 9월말현재 비스마야 국민주택도급사업의 미수금이 6,413억원, 비스마야 소셜인프라사업의 미수금과 미청구공사금액이 각각 2,078억원, 167억원으로 나와 있는데, 나신평의 매출채권 추정액이 이들을 합친 금액보다 더 많은 것을 보면 이외에도 매출채권이 더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물려있는 돈이 많은 바람에 작년 1~9월 한화건설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984억 및 1,470억원으로 나쁘지 않은 실적이었음에도 1~9월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된 현금은 1,943억원 적자였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688억원 순유출이었다.

▲한화건설의 재무지표
▲한화건설의 재무지표

BNCP, 한화건설 실적서 최근 5개년 매출의 16%, 매출 총이익의 28%  차지..."향후 실적 성장이 BNCP에 달렸다"

작년의 경우 장부상 이익은 냈지만 실제 들어온 현금보다 오히려 현금유출이 더 많았다는 얘기다. 반면 20191~9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398억 순유입(흑자)이었다.

한화건설의 순차입금도 2019년말 12,413억원에서 지난 9월말 18,625억원으로 9개월사이에 50%, 6,212억원이나 급증했다.

한화건설은 지난 20125월 이라크에서 BNCP 사업권을 따냈다. BNCP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공사. 10만 가구 주택과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주택 사업비만 96000억원에 달하며, 사회기반시설까지 합치면 도급금액은 총 12조원이 넘는다.

BNCP는 한화건설 실적에서 최근 5개년 매출의 16%, 매출 총이익의 28%, 2019년말 공사잔액의 5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건설의 향후 실적 성장이 BNCP에 달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 사업은 크게 국민주택도급사업과 소셜 인프라사업으로 나눠진다. 이중 국민주택도급사업은 20125월 계약을 맺고 시작했다. 준공예정일은 당초 2019년에서 20271231일로 미뤄졌고 작년 9월말 기준 44.28%의 공정률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퍼진 이후로 다시 한 번 사업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2015년부터 진행 중인 소셜 인프라 사업은 27.69%의 공정률을 기록 중이다.

이라크 정부, 재정 악화 이유로 한화건설 측에 작년초부터 슬로우다운’(공사진행 지연) 통보...한화건설의 고심 깊어져

한화건설의 3분기 분기 보고서는 "발주처인 이라크재건위원회와 안정적 수금방안과 공사기간 등 공사 완료를 위해 노력 중이지만 2027년 이후에도 공사가 지연할 경우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한화건설측은 과거 IS 사태 당시 미수금이 1조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사태는 양호한 수준이라며 당시 내전이 끝난 뒤 미수금을 모두 받을 수 있었다고 언론에 설명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재정 악화를 이유로 한화건설 측에 작년초부터 슬로우다운’(공사진행 지연)을 통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 하락으로 인해 이라크의 재정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라크는 석유 판매가 재정 수입의 95%를 차지한다. 공정률에 따라 공사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만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이라크 정부가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코로나사태 직전까지 이 사업은 한때 이라크의 정치적인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활기를 되찾기도 했다. 2018년 유가가 상승하고, IS와의 전쟁이 종결되는 등 이라크 정세가 안정되면서 미수금이 유입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는 한화건설이 2018년과 2019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17년까지 마이너스 4200억원이었던 잉여현금흐름도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고, 2015년 말 약 2조원에 달 하던 회사의 순차입금은 2019년말 1조원대로 감소하기도 했다. 한화건설 신용등급도 39개월 만에 A- 등급으로 상향 조정됐다. 하지만  또다시 BNCP 현장이 슬로우다운에 들어가면서 한화건설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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