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이용실적 따라 우대금리 줘, 실제 수령이자 10만원 미만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제로금리 시대에 은행과 카드사가 손잡고 10%가 넘는 고금리 적금 상품을 출시해 고객유치에 나섰지만 납입한도나 만기, 우대금리조건 등을 따져보면 실제 고객에 돌아오는 이득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신용카드를 신규 발급받아 일정기간 사용을 해야 되는 데다, 대부분 월 납입금액이 제한되어 있어 ‘속빈 강정’에 불과하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삼성카드와 손잡고 최대 연 12%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하나 일리있는 적금’을 내놨다. 이 적금은 0.8% 기본금리에 카드 이용실적에 따라 최대 12%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이다.
다만, 삼성카드 신규 또는 직전 6개월간 미이용 고객만 대상으로 하는 상품인 데다, 가입기간을 1년으로 제한했고, 월 납입금액 상한도 10만원이다. 연 12%의 금리를 적용받아도 이자과세(15.4%)를 제외하면 고객이 만기 때 취할 수 있는 최대 금리수익은 6만5988원 수준이다.
씨티은행이 판매 중인 ‘씨티 더 드림 적금’ 10% 이벤트도 마찬가지다. 추가 다른 상품 가입, 카드 가입 등 특별 금리 조건이 까다로운 타사 상품과 달리 적금 납입 계좌를 씨티은행 통장으로 연결하는 것만으로 우대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매월 20만원씩 6개월 만기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선착순 1000명에 한해 제공된다. 이 경우 최대 수익은 세후 2만9610원이다.
신한은행에서 판매 중인 ‘신한플러스 맴버십 적금’도 50만좌에 한해 최대 연 8.3%의 금리를 제공하지만 각종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기본금리는 연 1.2%인데 자동이체를 해야 하고, 최근 3개월 간 적금을 보유하지 않은 고객이어야 0.6%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 상품 역시 만기 6개월에 월 납입한도 30만원으로 최대수익은 3만6864원(세후)이다.
이 밖에 우리은행의 ‘우리 매직 6 적금’은 우리카드를 일정 수준 이용해 줘야 최고 연 6.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가입기간 1년, 월 납입 한도 50만으로 최대 수익은 세후 16만4970원이다.
일각에서는 상품 가입 기간이 짧고 납입금액이 한정돼 있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초저금리 시대에 최근 연 10%에 가까운 이자를 주는 적금 상품이 쏟아지고 있는데, 대부분 높은 가입 조건을 요구한다"면서 "상품의 약관·설명서·공시내용 등을 통해 우대금리·부가서비스 조건 등 관련 내용을 바탕으로 필요조건과 실제 받게 될 혜택을 비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