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오풍연] 이명박 전 대통령은 누구를 원망할까. 자신의 구속은 상상도 못 했을 터. 여전히 자신에 대한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듯 하다. 그러나 검찰도, 법원도 없는 죄를 뒤집어 씌우지는 않는다. 어떤 정치인도 깨끗할 수는 없다. 털면 먼지 안 날 정치인은 없다는 뜻이다. MB는 그 정도가 심했다고도 볼 수 있다. 지금쯤 왜 정치를 했는지 후회할 지도 모른다. 내가 가까운 지인들에게 정치를 하지 말라고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극은 비극이다. 전직 대통령이 두 명이나 감옥에 있으니 말이다.
내가 어제 재수감되는 MB를 보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그의 나이 79살. 우리 나이론 여든이다. 건강도 그다지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수감 생활이 얼마나 어렵겠는가. 하지만 죄를 지었으니 처벌받는게 마땅하다. MB는 그것마저도 부인하는데 옳지 않다. 법 앞에는 모두가 평등하다. 그도 정치를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수모는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치가 뭐길래.
내가 MB를 처음 본 것은 1987년 여름 울산 공설운동장에서다. 당시 현대중공업 노사분규가 한창일 때인데 그가 서울서 내려왔다. 그는 현대건설 회장으로 있었다. 근로자들을 달래기 위해 왔다.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연설을 했다. MB는 그 뒤 국회의원을 거쳐 서울시장을 지냈다. 그리고 마침내 대통령 자리까지 올랐다. 하지만 끝은 구속이다.
그는 2일 오후 1시 46분쯤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을 타고 출발해 오후 2시 정각 서울중앙지검에 도착, 신원 확인·형 집행 고지 등 10여분 간 절차를 거치고 검찰이 제공하는 차를 타고 서울동부구치소로 이송됐다. 지난 2월 25일 서울고법의 구속 집행정지로 풀려난지 251일 만의 재수감이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재수감은 피할 수 없었다. 법 집행 절차이기도 하다.
MB는 징역 17년 형을 확정받았지만 앞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약 1년간 구치소에 수감돼 남은 수형 기간은 약 16년이다. 형기를 모두 채운다면 95세인 2036년에 석방된다. 그는 재수감을 앞두고 "나는 구속할 수 있겠지만 진실을 가둘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지인들에게는 "너무 걱정 마라. 수형생활 잘하고 오겠다"는 말을 했단다. 하지만 발걸음이 제대로 떨어졌을까. 기약 없이 집을 떠나서다.
MB와 박근혜는 정말 치열한 싸움을 했다. 둘다 대통령이 됐다. 끝도 똑같다. 구속이라는 오명을 남겼다. 이제 그들이 바라는 것은 사면 뿐일 터. 일반사면은 기대할 수 없고, 대통령이 결정하는 특별사면 밖에 없다. 야당에서는 이들에 대한 사면을 촉구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았다. 형이 확정되면 사면 얘기가 다시 불거질 듯 하다.
나도 조심스레 사면을 촉구한다. 둘은 이미 국민적 심판을 받았고, 웬만큼 고생도 했다. 사면은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이 있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중 풀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둘이 예뻐서 그런 것은 물론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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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