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외환보유액 등 국부를 투자, 관리하는 한국투자공사(KIC)가 미국의 대마 회사에 투자했다가 1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자료와 한국투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국 시장에 상장된 대마업체인 캐노피 그로스(Canopy Growth), 오로라 카나비스(Aurora Cannabis), 크로노스 그룹(Cronos Group)에 지난 2년간 약 200억원을 투자했다가 반토막이 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나랏돈으로 대마 관련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국민의 법 감정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KIC는 사회책임 투자라고 주장하며, 대마업체 주식에서 이익이 나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정 의원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는 KIC측 주장과는 달랐다.
KIC가 가장 많이 투자한 캐노피 그로스는 의료용 대마뿐만 아니라 여가용 대마도 생산하고 있다. KIC는 지난해 1분기 약 1800만달러(약 200억원)를 투자한 뒤, 주가는 계속 내려가 매입 당시 최고 50달러에서 올 2분기 16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정 의원은 “국가마다 가치관과 사회적기준이 달라 사회책임 투자도 그에 맞춰 이뤄져야 한다”며 “국민의 법 감정이나 상식에 어긋나는 투자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정 의원의 분석에 KIC는 투자손실을 인정하면서도 개별 종목의 손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KIC관계자는 “대마업체는 KIC가 투자하는 2600개의 주식 중 일부로 국민정서에는 어긋날 수 있지만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원칙이나 법 위반은 아니다”고 말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