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검찰이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에 대해 사실상 재수사에 들어갔다. 그동안 보도된 것만 보더라도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아니 검찰의 수사 의지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의혹 투성이인데도 그냥 넘어갔다.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 알아서 긴 측면이 있다. 수사가 언론보도를 따라가면 안 된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형국이 됐다.
솔직히 검찰이 재수사를 하더라도 별도 기대할 게 없을 것 같기는 하다. 추미애 장관 아들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 동부지검의 수사 결과만 보더라도 그렇다. 눈치보기 수사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두 사건 역시 그럴 가능성이 적지 않다. 소리만 요란하다가 끝날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이성윤 검사장의 서울지검을 믿을 수 없다. 윤석열 검찰총장도 패싱하는 그들이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도 관심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내부 회의를 갖고 “검찰의 엄정한 수사에 어느 것도 성역이 될 수 없다”면서 “라임·옵티머스 등 최근 불거진 사모펀드 사건 관련 검찰 수사에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협조하라”고 지시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다만 검찰이 청와대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 폐쇄회로CC(CCTV) 자료는 보관 기한이 지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CCTV 관리 지침에 따라 중요 시설은 3개월, 기타는 1개월간 영상을 보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지시함에 따라 검찰도 모양새는 갖출 듯 하다. 수사진도 보강하고 있다. 무엇보다 검찰의 의지가 중요하다. 사건을 파헤치려는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진실을 밝힐 수 있다. 지금까지는 그렇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 검찰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크게 잃었다. 이번 수사가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전기가 될 수도 있다. 검찰의 명운이 걸린 셈이다.
야당은 시큰둥하다. 검찰을 믿지 못해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회의에서 “수많은 이 정권 실세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고, 검찰은 이미 이 수사를 소홀히 방기하고 지연한 사정이 있다”면서 “국민도 지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휘하는 검찰로서는 이 사건을 제대로 밝힐 수 없다는 것을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등 야당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특검이다.
같은 당 이종배 정책의장도 “이 정권의 비리 게이트 가능성이 농후한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의 실체를 추 장관이 장악한 검찰이 과연 제대로 파헤칠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면서 “정권 비리의 악취가 진동하는 사모펀드 사기 사건에 민주당과 청와대 인사들의 실명이 거론되는가 하면 금융위원회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편의를 봐줬다는 녹취록까지 공개됐다”고 가세했다.
두 사건이 문재인 정권에 타격을 줄 가능성도 있다. 여권 관계자들의 연루사실 드러나면 사정이 달라진다. 문 대통령이 이런 것까지 감안하고 지시를 내렸는지는 알 수 없다. 적어도 청와대 관계자는 없다고 확신하는 듯 하다. 검찰에게는 좋은 기회다.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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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