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승 의원 “청약으로 2억~3억원 차익이 나는데, 오류투성이 시스템 의존 심각한 문제”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총 61억원의 예산을 들인 한국감정원 ‘청약홈’이 잦은 접속장애부터 아파트 청약 경쟁률을 실시간 노출하는 등 한 달에 두 번 꼴로 시스템 오류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청약홈에서 올 2월부터 최근까지 접속 장애, 로직 오류, 장비 과부하 등 5차례의 공식적 오류가 발생했다.
지난 2월 3일 청약홈은 공개 첫날부터 서버가 다운되고 접속장애를 일으키며 불안정한 상태에서 운영을 시작했다.
접속자가 일시에 몰리며 청약통장을 취급하는 15개 입주자저축은행과 실시간 청약계좌 정보를 조회하는 은행 연계 업무 간에 통신장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불통이었던 홈페이지 접속은 오전 11시50분이 돼서야 정상화됐다.
감정원은 이후 연계 장비를 증설, 교체해 문제를 바로잡았다고 했지만, 지난 6월 4일에도 접속 폭주로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아파트 청약 경쟁률을 실시간으로 온라인상에 노출하는 사고도 냈다. 청약홈은 아직 마감 집계가 끝나지 않은 인천 서구, 경기 안산시 아파트 단지의 청약 경쟁률을 제공하는 오류가 발생했다.
이날 ‘청약지도’에서 실시간으로 아파트 경쟁률이 노출되고 있다는 신고 전화가 다수 걸려왔고, 국토부 상담원들은 “잘못된 데이터”라고 해명했지만, 실시간 경쟁률이 계속 갱신됐다는 게 신고자들의 설명이다. 마감 집계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경쟁률 정보를 노출해 물의를 빚은 것이다.
당시 오전 내내 온라인 상에 공개되던 실시간 경쟁률 정보는 오후 1시가 넘어서야 차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에는 사상 초유의 재추첨 사태도 일으켰다. 8월 11일 부산에 있는 아파트 단지 162세대 분양 마감 후 추첨을 다시해 108세대의 주인이 바뀌었다.
청약을 신청한 1758명의 명단이 추첨 대상에서 누락돼 재추첨을 실시할 수 밖에 없었단 것이 감정원 측 설명이다. 이는 1순위 청약가점을 보유한 신청자가 추첨에서 떨어진 뒤 사업주체 측에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파악됐다.
이헌승 의원은 “분양가 규제로 청약에 당첨되기만 해도 2억~3억원의 차익을 볼 수 있는 로또가 됐는데, 이를 오류투성이 시스템에 의존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 청약제도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해야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