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9월 은행 가계대출이 10조원 가까이 늘었다. ‘빚투“(빚 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열풍에 집값·전셋값 폭등에 따른 전세난까지 겹쳐 전세대출을 비롯한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 증가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의 13일 발표한 '2020년 9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9조6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년 동월 증가액(3조2000억원)에 비해 7조7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전년 동월 대비 6.8% 늘었다.
대출별로 보면 9월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702조5473억원으로 전월대비 6조7000억원 늘어 사상 처음으로 70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주담대 중 전세자금대출은 전월대비 3조5000억원 늘었다. 새로운 임대차법 시행 영향으로 전세매물이 줄고, 전세가격이 뛰면서 전월(3조4000억원)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254조3000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원 늘었다. 지난 8월 증가액이었던 5조7000억원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컸다. 추석 상여금 지급 등이 이뤄진 게 둔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한은 관계자는 "당국의 신용대출 증가세 관리 노력이 9월 기타대출에도 일부 반영돼있는 것으로 본다"며 "이는 기타대출 증가세를 축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4분기에는 가계 자금수요가 확대되는 계절성이 있기 때문에 상하방 요인을 유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9월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전월대비 5조원 증가한 966조1000억원을 나타냈다. 대기업 대출잔액은 전월대비 2조3000억원 감소한 176조원,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전월대비 7조3000억원 늘어난 790조원이었다.
대기업의 경우 9월 분기말 일시상환, 운전자금 수요 둔화 등으로 전월에 이어 감소를 나타냈으며, 중소기업대출은 코로나19 이후 확대된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과 추석 자금수요 등으로 큰 증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