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국내 기관이 최근 3개월 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내다 판 규모가 10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국내 기관투자자가 지난 1월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주식을 팔아치웠으며 23일에도 2809억원이나 순매도 했다.
이는 기관이 향후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기보다는 펀드 환매 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주식을 매각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23일까지 국내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3428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달 외국인 순매도액인 6098억원의 약 7배에 달하는 규모로서 지난 8월 한 달 순매도 규모인 3조5632억원을 웃돌고 지난 1월(5조754억원)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올해 들어 기관은 3월(1227억원)을 빼고 줄곧 코스피 주식을 팔아치웠다. 특히 6월(2조7000억원), 7월(3조636억원), 8월(3조50632억원) 등 3개월간 10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서도 15일(1074억원)과 21일(391억원)을 빼고 15일 동안 순매도했다. 지난 22일에는 7690억원을 순매도해 코스피가 2% 이상 급락해 2,330선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기관이 이처럼 주식을 계속 매도하는 이유로는 간접투자에서 직접투자로 바뀐 개인들이 투자 경향이 손꼽힌다. 기관들로서는 개인들의 펀드 환매 요구에 보유 주식을 팔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사모펀드의 경우 신뢰가 떨어지면서 환매 수요가 늘고, 연기금의 경우 올해 주식 자산의 평가 금액이 커지면서 비중을 줄이기 위해 차익 실현에 나서는 측면도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남의 돈으로 운영하는 기관들로서는 자신들이 움직일 수 있는 자금이 들어와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