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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 LG화학 사라던 증권사들, 뒤로는 205억 매도...'개미' 우롱 언제까지?
물적분할 LG화학 사라던 증권사들, 뒤로는 205억 매도...'개미' 우롱 언제까지?
  • 강승조 기자
  • 승인 2020.09.2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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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 후 리포트는 대부분 '매수' 의견 증권사 3일간 거액 순매도…개인투자자 분노 유발
▲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없음.
▲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없음.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증권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LG화학의 배터리 부문 물적분할 소식이 알려지자 외부에는 매수를 권하면서도 뒤로는 자신들의 LG화학 주식을 대량 매도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회사들은 투자자들에게 LG화학 물적분할에 대해 "기업가치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주가가 오를 것"이라며 매수 권고 리포트를 내고서 회사자금으로 한 투자에선 LG화학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드러나 개미들의 분노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 물적분할이 알려진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고유자산(회사자금)으로 투자해 보유하고 있던 LG화학 주식 2만6500주를 매도했다. 거래대금으로는 204억7800만원으로 이 기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순매도한 종목 중 6번째로 순매도 금액이 컸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삼성전자, 셀트리온, NAVER에 이어 4번째 규모다.

17일 LG화학이 물적 분할을 결정하자 NH투자증권 ‘배터리 사업 분사는 기업가치 상승의 계기’, 미래에셋대 ‘배터리 분사와 기업가치’, 현대차증권 ‘바로 지금이 투자 적기’, 하이투자증권 ‘물적 분할에 따른 주가 급락, 저가 매수 기회’, 신한금융투자 ‘히든 밸류 찾기’, 유안타증권 ‘배터리 물적분할, 주주 손해볼 일 아니다!’, 신영증권 ‘분사로 인한 지분율 희석우려 크지 않아’ 등 배터리 사업의 물적분할은 기존 주주에게 악재가 아닌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현대차증권 측은 “배터리 사업 기업공개까지 최소 1년 이상 남았다”며 “그동안 LG화학 2차전지 사업의 성장과 수익성 개선 모멘텀을 향유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 주식을 보유하는 것 뿐”이라고 리포트를 통해 강조했다.
 
하이투자증권 측은 “LG화학 주가는 물적분할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지난 이틀간 11.2% 하락했으나 매수 기회로 삼기를 권고한다”면서 “물적분할을 통해 전지사업부문이 100% 연결 자회사가 될 것이기에 기업 실적과 주주가치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변경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유안타증권 측은 ‘배터리 물적분할, 주주 손해볼 일 아니다’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고 “이번 LG화학의 물적분할은 배터리 가치 상승효과와 거래소 프리미엄 상장을 통한 주주가치 상승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금은 팔 때가 아니라 95만원까지 인내하고 기다릴 때”라는 분석으로 ‘강력매수’ 투자의견을 냈다.

신영증권 측은 “분사로 인한 지분율 희석이 크지 않으며, 국내 또는 해외 상장으로 적정 밸류에이션이 부여되고, 화학과 양극재를 포함한 재료사업 확대 가능성, 바이오 사업까지 전방위적인 투자가 가능한 점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고 판단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70만원에서 91만원으로 30% 상향하기도 했다.
 
17일부터 현재까지 발표된 22개 보고서 중 16개가 ‘매수’나 '강력 매수'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이들이 LG화학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한 것은 향후 LG화학의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물적 분할로 인해 주가 하락을 필연적으로 보고 개인 투자자들에게 주가 하락 부담을 떠넘기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1일 김민수 펠리츠투자&리서치 대표 CNBC 프로그램에 패널로 나와 22일 배터리데이 테슬라 발표를 앞두고 외국인들이 70만원대부터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는 와중에 '매수' 투자의견은 아무리 기관과 애널리스트가 기업의 발표에 대해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있다 해도 '어불성설'이라고 표현했다. 실제로는 물적 분할로 인해 불확실성과 주주가치 훼손은 물론이고 기존 주주들이 기회요인을 박탈 당해 주가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배신감 실망감 등으로 실망 매물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지적한 것이다.

증권사들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온라인 종목토론방 및 커뮤티니 등을 중심으로 소액주주들이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주가가 내려갈 게 뻔히 보이는데 무슨 근거로 ‘매수’를 외치는 것인가”  “매수 권고는 개인에게 물량을 떠넘기기 위한 수작”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런 문제가 반복된다면 기관 리포트에 신뢰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대기업과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증권회사 연구원들이 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은 금융투자업계에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사안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 아예 언급이 없거나 부정적인 이슈를 호도하는 것을 문제 삼고 있다. 

LG화학이 회사 분할을 결정하고 이를 알리는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LG화학은 17일 오후 1시 회사분할 결정 공시가 발표된 이후 3시간 만에 긴급 컨퍼런스콜(투자자 대상 설명회)을 열고 애널리스트 및 기관·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개인투자자에게는 이를 알리지 않아 대다수의 개인들은 관련 내용을 컨퍼런스콜 다음날인 18일 아침에서야 접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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