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식시장에서 전기차 및 배터리, 바이오 등 신성장산업에 올라탄 그룹은 시가총액이 는 반면 그렇지 못한 그룹은 시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에 따르면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일인 1월 20일부터 지난 7일까지 10대 그룹의 시가총액 증감 추이를 집계한 결과 LG그룹 시총이 이 기간 30.12%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어 SK그룹(6.33%), 한화그룹(2.57%), 삼성그룹(0.88%), 현대차그룹(0.50%) 등 총 5개 그룹이 이 기간 시총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공통점은 전기차 및 배터리, 바이오 등 신성장산업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는 것이다.
LG그룹은 LG화학이 이 기간 시총(보통주 기준)이 23조5073억원에서 52조6619억원으로 124.02% 급증한 데 힘입어 시총 증가율 1위를 차지했다.
LG화학은 올해 상반기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누적 점유율 24.6%로 처음 1위에 오르면서 주가가 솟구쳤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 시총 순위도 코로나19 직전 8위에서 현재 3위로 뛰어올랐다.
SK그룹은 바이오와 배터리 '쌍끌이'로 시총 증가율 2위에 올랐다. 지난 7월 초 상장한 SK바이오팜이 돌풍을 일으키며 순식간에 시총 14조원 규모로 커졌다.
백신 전문업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제휴 및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투자 유치 등으로 기대감을 모으면서 시총이 무려 412.08% 증가했다.
LG화학, 삼성SDI와 함께 '배터리 빅3'인 SK이노베이션 시총도 4조6695억원 규모인 37.83%나 뛰었다.
한화그룹의 경우 지분 투자한 미국의 수소전기 트럭 스타트업 니콜라가 지난 6월 초 상장 이후 한때 시총이 263억1000만달러(약 31조6천억원)까지 치솟는 '대박'을 터트리자 한화솔루션의 주가가 51.78% 오른 데 힘입어 시총을 소폭 늘렸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의 주가 부진에도 불구하고 국내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75.74%), 상반기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4위를 차지한 삼성SDI(81.08%)의 주가 상승을 기반으로 시총 감소를 저지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도 전기차·수소전기차 기반의 그린 모빌리티 보급 추진을 선언한 정부의 '한국판 뉴딜' 사업 수혜 기대감 등에 현대차 시총이 24.05% 늘면서 시총 감소를 피할 수 있었다.
반면 포스코그룹(-7.74%), GS그룹(-17.80%), 롯데그룹(-21.76%), 신세계그룹(-24.27%), 현대중공업그룹(-28.81%) 등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후퇴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했다.
이중 포스코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이 경기 민감 업종인 철강, 조선의 특성상 세계적 경기 후퇴의 직격탄을 맞았다면 GS·롯데·신세계그룹도 유통 비중이 큰 그룹 구성상 국내외 소비 냉각에 크게 흔들린 모습을 시총 하락으로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