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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국유화 하나?…금융권 '플랜B'로 이미 협의 나서
아시아나항공 국유화 하나?…금융권 '플랜B'로 이미 협의 나서
  • 강승조 기자
  • 승인 2020.07.2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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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인수 무산 시 대체 인수자 없어" "아시아나 청산 시 장거리 노선 외항사에 넘어가" 우려
국책은행 보유채권 많아 국유화 손쉬워...산은이 1대 주주로 전문경영인 내려보내는 방식 예상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 시 이를 국유화 하려는 움직임이 금융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 시 이를 국유화 하려는 움직임이 금융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작업이 난항인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의 '국유화' 가능성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채권단 국책은행 등이 이미 아시아나항공 국유화에 대해 논의한 정황이 알려졌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최근 HDC현산과 아시아나항공의 M&A 계약 무산 가능성에 대비해 대책회의를 열고 '플랜B'를 논의했다. 그 플랜B는 국유화가 유력하다는 전언이다. 지난 28일 아시아나 주가는 국유화 가능성에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20.65% 급등한 429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앞서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인 28일 아시아나의 국유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감안해 기관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혀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은 바 있다.  그는 "섣불리 예단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부연하고 금융위 또한 "특정 방향성을 전제로 발언한 것이 아니다"라며 특별자료를 내고 아시아나 국유화설을 서둘러 진화했다.

그럼에도 금융권과 시장은 가장 빠르고 현실적인 방법인 아시아나의 국유화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아시아나 국유화의 기본 논리는 아시아나 매각 무산 시 시장 논리대로 청산이 맞지만 아시아나의 장거리 노선이 외항사 수중에 떨어지므로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현산과의 매각 결렬 시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어렵고, 국책은행이 상당량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현실적 이유도 작용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만약 HDC현산이 인수를 최종적으로 포기할 경우,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나를 사겠다고 나서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며 "결국 아시아나 항공도 대우조선해양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이 '통매각' 원칙을 포기하고 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을 각각 나눠 파는 분리매각으로 전환하더라도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전망이다.

결국 HDC현산이 발을 빼면 당장 채권단이 아시아나를 파산시킬 수 없으므로 운영자금을 투입하면서 채권단 경영체제로 들어가는 방법 밖엔 없다는 결론에 이르고 있다. 이후 필요시 구조조정이나 사업재편 등을 통해 비용절감과 다운사이징을 해 적당한 시기에 시장에 다시 내놓는 방식을 예상하고 있다.

현재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아시아나 영구채 8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36.9%의 지분을 확보하게 돼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로 등극할 수 있다. 정부가 직접 소유한 형태는 아니지만 대우조선해양과 한국항공우주(KAI)처럼 산은이 1대 주주로서 관리를 하고 전문경영인을 매번 내려보내는 방식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HDC현산의 실사 제안을 받아들일지, 받아들인다면 12주라는 기간은 적당한지 등 수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에서 채권단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시장에서 말하는 국유화는 그야말로 마지막 보루"라며 "M&A 계약이 무산된 것도 아니고 아직 진행 중인 상황인데 섣부르게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우선은 최대한 딜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인 것이다.

다만 전문경영인 권한이 매우 제한돼 있고 노사관계가 굉장히 경직돼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과연 항공사를 국유화하는 방식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아시아나 항공 매각 작업은 지난 26일 HDC현산이 아시아나 항공에 대한 재실사를 요구하는 공문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보내면서 난기류를 만났다. HDC현산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거래종결을 위한 노력보다는 계약해제를 내부적으로 이미 결정하고 그동안 이를 위한 준비만 해온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구심마저 드는 상황"이라며 책임을 금호산업 쪽에 돌린 것이다.

업계에서는 HDC현산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인수 포기를 위한 '명분쌓기'라는 해석과 동시에 계약 만료 시한인 12월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시간 끌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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