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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현범 '후계자' 낙점...범죄 전력 '논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현범 '후계자' 낙점...범죄 전력 '논란'
  • 백종국 기자
  • 승인 2020.06.3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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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횡령 등으로 징역형 집행유예... "승계 구도에 비리 전력 참고하지 않았다" 비판 일어

 

▲조현범 사장이 최근 지분 매입으로 사실상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후계자에 올랐으나 범죄 전력으로 청렴성과 도덕성에 흠집이 일고 있다.
▲조현범 사장이 최근 지분 매입으로 사실상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후계자에 올랐으나 범죄 전력으로 청렴성과 도덕성에 흠집이 일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 백종국 기자]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을 이끌 3세 경영자로 조현범(48) 사장이 낙점됐으나 업무상 횡령 혐의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법원에서 형을 선고 받은 사람을 그룹 수장으로 뽑았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지난 26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자신이 보유한 그룹 지주사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매각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조현범 사장의 보유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은 19.31%에서 42.9%로 상승, 조 회장의 장남 조현식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 19.32%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따돌리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최대주주 일가 지분은 딸인 조희원씨 지분 10.82% 등을 포함해 모두 73.92%이며 국민연금이 9.23%를 갖고 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한국아트라스비엑스, 한국네트웍스, 한국카앤라이프 등 주력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그룹 지주사이다.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분 분기 수익(매출과지분법손익)이 1951억원, 영업이익 338억원에 달하는 재계 43위의 기업집단이다.

그동안 조현범 사장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COO(최고운영책임자·사장)와 자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을, 장남 조현식 부회장은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을 맡아 형제경영을 해왔다. 지난 29일에는 돌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하지만 지난해 초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조양래 회장이 자신의 뒤를 이어 그룹을 이끌 후계자로 차남 조현범 사장을 선택하고, 최근 주식매매를 이 같이 단행함에 따라 후계구도가 명확해졌다.


반면교사 효성 보고 '형제의 난' 막기 위해 서둘러 지분 이양
조현범 사장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조카이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이기도 하다. 지난 2001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딸 수연(45)씨와 결혼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보스턴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조 사장은 26살이던 1998년 한국타이어에 차장으로 입사, 광고홍보팀장 마케팅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부사장 경영기획본부장 경영운영본부장 등을 거쳐 한국테크놀로지그룹 COO와 자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조양래 회장이 건강에 별다른 문제가 없음에도 조기에 지분 정리를 한 배경으로 형제경영 이후 발생한 그룹실적 저하와 효성그룹의 경영권 다툼을 꼽았다.

주력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이 12.5% 감소한 1조4357억원, 영업이익이 24.6% 감소한 1058억원에 그쳤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타이어 수요가 감소, 2분기 실적도 나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야심차게 변경한 그룹명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명칭에 대해 코스닥 상장사 '한국테크놀로지'가 신청한 상호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이 일부 인용하는 등 문제가 발생한 것도 한몫했다.

조양래 회장의 형인 조석래 회장의 효성그룹에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것도 지분 조기 정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추측이다. 조기에 지분 승계를 해 조현범 사장이나 조현식 부회장이 경영권 다툼에 대비하기 위한 무리수를 두는 것을 막고, 그룹이 미래성장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그룹 내에서는 임원들간의 줄서기와 제사람 챙기기 등 형제경영으로 인한 부작용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형제의 난'을 막기 위해 지분 승계를 결정했다는 것인데 경영능력면에서 장남 조현식 부회장보다 차남 조현범 사장이 더 우수하다는 조 회장의 판단이 최근의 지분 승계 결과로 나타나 셈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판교 본사.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제공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판교 본사.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제공

금품수수 횡령 등으로 법원 판결 받아 청렴성 도덕성 의문
하지만 경영능력과는 별개로 조현범 사장의 청렴성이나 도덕적 자질은 문제시 되고 있다. 투명한 경영관리 능력 등이 요구되는 상장회사들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와 과거의 사례처럼 오너 리스크를 유발할 가능성이 없지 않은지에 대한 검증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다.

조 사장은 지난 4월 17일 업무상 횡령과 협력업체로부터의 금품 수수 혐의 등으로 법원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고 6억1500만원을 추징 당했다. 재판부는 당시  "조 대표(사장)는 장기간에 걸쳐 (협력업체로부터) 자금을 마련한 데다 수수금액도 매우 크다"며 "회사 자금도 빼돌렸고 협력업체 등으로부터 받은 돈을 숨기려고 차명계좌를 만들기도 했다"고 적시하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4월 8일 결심 공판에서 "조 대표(사장)가 사용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임직원들이 불법으로 내몰렸다" "계열사 법인자금 횡령과 관련해서도 모기업인 한국타이어에 전가되는 구조라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징역 4년의 실형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

조 사장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협력업체 대표로부터 납품거래 유지 등을 대가로 매월 500만원씩 123회에 걸쳐 총 6억1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08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타이어 계열사 자금을 매월 200만~300만원씩 102회에 걸쳐 총 2억6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조 사장은 계열사와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돈을 숨길 목적으로 지인의 매형과 유흥주점 여종업원의 부친 명의 등 차명계좌를 이용해 받고, 이를 은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 사장이 한국테코놀로지그룹 3세 후계자로 지명됐다는 소식에  "도덕적 책임 따윈 중요하지 않구나. 그냥 좀 더 똘똘하면 되는 거구나." "비리와 승계는 별개의 문제네요ㅠ" 등 누리꾼들의 비판적인 댓글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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