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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과 정의를 상실한 공룡 여당
상식과 정의를 상실한 공룡 여당
  • 이도선
  • 승인 2020.06.0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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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선 칼럼] 4·15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초장부터 갈팡질팡하며 향후 정국에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관행을 무시하고 국회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겠다고 떼쓰는가 하면 금태섭 전 의원을 징계했다가 거센 후폭풍에 휘말렸다.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할머니들 등쳐먹었다는 의혹을 하나도 해명하지 못하고 진땀만 흘렸는데도 “어느 정도 소명됐다”며 호위무사를 자처했다. 개헌 빼고 뭐든 가능한 177석 공룡 여당이 쏟아 내는 오만과 무지막지함에 등골이 송연해진다.

이젠 새로울 것도 없지만 현재 권력을 휘두르는 좌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뻔뻔함이다. 아무리 부끄러운 짓을 저질렀어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외려 큰소리치기 일쑤다. 조국과 윤미향 사태를 거치며 후안무치는 빼도 박도 못하는 저네들 트레이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잘못이 드러나면 얼른 꼬리 내리는 게 일반적인 우파와 사뭇 대조된다. 정의와 공정을 자신들 전유물처럼 떠들어 대던 그들이 어쩌다 이 꼴이 됐는지 기이하다. 어쩌면 교묘한 위장으로 감췄던 진면목이 마침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인지도 모른다.

미국은 단 1석이라도 많은 당이 의회 요직을 독식한다. 2001년 제임스 제포즈 상원의원의 공화당 탈당으로 워싱턴 정가는 발칵 뒤집혔다. 의석 분포 50대 50에서 부통령이 겸하는 상원의장의 캐스팅보트로 상원을 가까스로 장악하고 있던 공화당은 제포즈 의원이 무소속이 되면서 졸지에 소수당으로 전락했다. 상임위원장은 말할 것도 없고 여직원까지 깡그리 민주당 일색으로 바뀌었다.

우리도 12대 국회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국회 독재 막는다고 13대부터 의석 비율로 상임위원장을 배분했다. 18대 때만 해도 88일간 협상한 끝에 81석뿐인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18석 중 법사위원장 등 6석을 차지했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고 지금 민주당이 딱 그렇다.

금 전 의원 징계도 거대 여당답지 못한 옹졸한 처사다. 금 전 의원은 조국 사태 때 이념이 아니라 언행불일치가 문제라고 꼬집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세계에 유례가 없다고 비판하는 등 입바른소리로 당에서 미운털이 박혔다. 그는 당내 경선 탈락으로 총선에도 못 나갔다. 정치인으로서 이미 사형선고를 받은 셈이다.

민주당은 그런데도 설상가상의 징계를 내렸다. 지난해 12월 공수처법안 국회 표결 때 기권한 게 이유다. 그러고도 잘했다고 ‘강제 당론’ 운운하며 시대역행 발언을 서슴지 않는 이해찬 당대표의 오만과 무지에 기함하는 이가 한둘이 아니다.

당내에서도 비난이 쏟아졌다. 조응천 의원은 소신에 따른 의원의 판단을 징계하는 건 본 적이 없다고 했고, 김해영 최고위원은 헌법·국회법과의 충돌 가능성을 제기했다. 국회법 114조의2는 의원이 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 않고 양심에 따라 투표하도록 못 박고 있고, 헌법 46조 2항도 의원에게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권 우호 세력인 경실련조차 당론보다는 의원의 소신과 양심이 우선이라며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금 전 의원은 <경고 유감>이란 페이스북 글에서 당 지도부는 조국·윤미향 사태 등 국민이 가장 관심 있는 문제에 함구령을 내리고 의원들은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며 “이게 과연 정상인가”라고 개탄했다.

민주당이 20대 국회 만료 직전에 늑장 징계를 강행한 것은 윤미향 사건 입막음용으로 해석된다. 끝내 의석을 꿰찬 윤 전 이사장 사건을 자꾸 떠들면 금 전 의원처럼 징계하겠다는 경고라는 얘기다. 하지만 30년간 위안부 피해자들을 앞세워 앵벌이 짓하며 저지른 회계 부정과 비리는 민주당이 덮는다고 덮어질 사안이 아니다.

‘아름다운 향기’란 이름과 달리 곳곳에서 악취가 진동하기 때문이다. 본인이 정치권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일본 정부에 강한 메시지라는 주장은 가소롭고 뻔뻔하다. 일본이 위안부 운동의 순수성을 의심할 빌미를 준 것이야말로 할머니들이 피눈물을 두 번 흘리게 한 것 못지않은 대역죄다.

윤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여론이 70%를 넘는데도 민주당이 그를 싸고도는 꿍꿍이가 자못 궁금하다. 골수 친문 세력은 윤 의원의 비리를 폭로한 이용수 할머니한테 치매, 노망 등의 온갖 인격 모독을 가하고 ‘토착 왜구’란 망언도 퍼붓는다. 상황 전개가 조국 사태 판박이다. 파렴치 혐의로 재판받는 조 전 장관 차를 물티슈로 세차하는 그들이 윤 의원에게 어떤 충성을 바칠지 뻔하다. 내 편이면 어떤 탈법과 비리도 눈감아 주는 그들의 무모함이 사람을 질리게 한다.

그렇다고 상식과 정의를 상실한 패거리가 대한민국을 망국의 길로 끌고 가도록 넋 놓고 구경만 해선 안 된다. 상황 역전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이고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부터 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요긴하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다는 확신을 갖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이도선 ( yds29100@gmail.com )

언론인,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 편집위원, 운영위원
(전) 백석대학교 초빙교수
(전) 연합뉴스 동북아센터 상무이사

(전) 연합뉴스 논설실장
(전) 연합뉴스 경제부장, 워싱턴특파원(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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