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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의 기자회견과 진정성
윤미향의 기자회견과 진정성
  • 오풍연
  • 승인 2020.05.3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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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기 중 불체포특권 이용해 장막 뒤에 숨어선 안 돼

[오풍연 칼럼] 29일 윤미향 기자회견은 앙꼬가 빠졌다. 국민 대다수의 바람은 그의 사퇴였다. 그러나 사퇴 얘기는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변명으로 일관했다. 어차피 검찰수사로 밝혀질 터. 글쎄다. 나는 윤미향이 사법처리될 것으로 본다. 횡령이나 배임이 드러날 것 같다. 만약 구속되면 두 번 죽는다. 그럴 개연성이 높다.

오후 2시부터 40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을 모두 지켜 보았다. 그의 표정은 심각했지만, 진정성은 읽을 수 없었다. 사실 하나마나한 기자회견이었다. 국민들은 그 같은 변명을 듣고 싶지 않았다. 그가 진정 뉘우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고 싶었다.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것이 전부였다. 마치 조국을 보는 것 같았다.

윤미향은 두 번 죽는 길을 선택했다. 이쯤에서 물러나면 한 번 죽음으로 끝날텐데 더 버텨 보겠다고 한다. 그 인간이 불쌍했다. 국회의원 배지를 한 줌 권력으로 생각한 걸까. 당에서 한 번도 사퇴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당선인에, 그 당이다. 민주당도 얼굴 두껍기가 하늘을 치를 듯 하다. 오만한 권력은 오래 가지 못하는 법. 그러지 않기를 빈다.

윤미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믿고 맡겨 준 모든 분께 깊은 상처와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면서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 후 몰아치는 질문과 악의적 왜곡에 사실관계를 설명하지 못한 점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국민께서 충분하다 판단할 때까지 한 점 의혹없이 밝혀 나가겠다"면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현금지원을 목적으로 모금한 돈을 전달한 적이 없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가 인정한 대목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모두 발뺌했다고 할까. 따라서 검찰 수사가 궁금해진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죄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과연 그럴까. 아마 당을 업고 그런 주장을 펴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당이 보호해 주는 데도 한계가 있다. 계좌 추적 등을 통해 혐의 사실이 드러날 경우 사법처리는 불가피하다.

인정한 부분도 있기는 하다. 윤미향은 개인명의 계좌로 정대협 후원금을 모아 유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체 할머니를 위한 것이 아닐 경우 대표인 제 계좌로 모금했지만, 잘못된 판단이었다. 안이하게 행동한 점에 죄송하다"면서 "최근 이체내역을 다시 보니 허술한 부분이 있었다지만 개인적으로 쓴 것은 아니다. 9건 모금 2억8000만원 중 모금 목적에 맞게 사용된 돈은 2억3000만원, 나머지 5000만원은 정대협 사업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윤미향이 30일부터 의원 신분이 된다. 검찰 수사도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검찰 수사를 요리저리 빠져나가려고 하지 않았으면 한다. 아니면 자진 출두해 조사를 받는 것도 좋겠다. 회기 중 불체포특권이 있다는 점을 이용해 장막 뒤에 숨지 않기 바란다. 윤미향에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의원직을 던지고, 검찰조사에 응해라. 그것이 국민의 명령이다. 의정활동 운운하는 말 자체가 듣기 역겹다. 정녕 하늘이 부끄럽지 않은가.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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