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에 베팅’ 인버스 투자자는 손실…삼성인버스레버리지 ETN 83%↓
[금융소비자뉴스 김나연 기자] 투기광풍의 중심에 있던 레버리지 서부텍사스산(WTI)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원유 선물 ETN이 두 달 만에 단일가 거래가 이루어졌다. 유가가 배럴당 30달러까지 오르자, ETN 가격과 지표가치인 괴리율이 ‘30% 이내’로 진입하면서 거래정지 신분을 벗어난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9일 오전 9시30분 기준레버리지 ETN 4종목에서 모두 전장보다 상승세를 기록했다.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전일 대비 27.59% 오른 3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밖에도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7.69%),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6.12%),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4.08%)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에 따라 ETN 가격과 지표가치의 괴리율도 매매거래 정지를 피할 수 있는 기준인 ‘30% 이내’로 진입했다. 미래에셋 레버리지 ETN은 10%로 낮아지나 싶더니, 한자리수대의 괴리율도 나타났다.
4종의 ETN의 괴리율이 ‘3거래일 연속 12% 아래’로 내려갈 경우, 단일가 매매는 접속매매로 전환된다.
레버리지원유ETN의 괴리율이 30% 밑으로 떨어진 건 두 달 만이다. 레버리지원유ETN은 지난 3월 말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상승베팅을 지속한 탓에 괴리율이 1000%까지 치솟아 비정상적인 가격에 증권이 팔려나가며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금융당국이 거래정지조치를 단행하고, 단일가 매매를 시행하는 등 노력에도 좀처럼 잡히지 않던 괴리율이 드디어 정상범위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원유 ETN의 가격 괴리율이 두 자릿수대로 떨어진 것은, 국제 유가가 30달러까지 급등한 것에 영향을 받았다. 레버리지원유 ETN 4종은 에스엔피500이 산출하는 ‘원유선물지수’를 따라가게 돼 있는데, 이 지수가 8월물 인도분 WTI 선물가격을 기초로 두기 때문이다. 8월물 인도분 WTI 가격은 33~34달러 사이를 오가고 있다.
반면 마이너스까지 떨어졌던 유가가 급등하자,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레버리지를 사들인 투자자들은 손실을 면치 못하게 됐다.
삼성인버스레버리지 ETN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2만 원대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83%가량 하락한 채 거래되고 있어 인버스 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수익의 2배를 추구하는 만큼 손실도 2배로 커지는 구조로 상품 평균 매입 단가가 2만원을 웃돌 경우 전액 손실까지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