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올해 4번째 사망사고 발생..."사업주 처벌해야" 목소리 높아
현대중공업 올해 4번째 사망사고 발생..."사업주 처벌해야" 목소리 높아
  • 백종국 기자
  • 승인 2020.05.2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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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벌금만 내면 돼 근본 조치 안 해" 주장, 한영석 대표·권오갑 부회장 '책임론' 대두
▲현대중공업 한영석 대표이사 사장
▲현대중공업 한영석 대표이사 사장

[금융소비자뉴스 백종국 기자] 현대중공업에서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서만 같은 회사에서 네 번째 발생한 사망사고로 조선업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이처럼 현대중공업에서 사망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것은 벌금만 내면 되는 경미한 처벌 때문으로 사업주를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21일 업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서 작업 중이던 하청업체 근로자 A(34)씨가 21일 오전 11시 20분께 쓰려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이날 건조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서 용접 보조 작업을 맡았던 A씨가 배 안에서 정신을 잃은 것을 다른 작업자가 발견, 신고했다.

울산해양경찰서는 목격자 등을 상대로 A씨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A씨는 아르곤 가스에 질식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르곤 가스는 공기보다 무거워 밀폐된 공간에서 누출될 경우 산소 결핍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물질이다.

지난 2016년 한 해에만 12건의 산재 사망사고가 이어지면서 현대중공업에는 ‘죽음의 공장’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이후로도 매년 한 해에 1∼3명씩 사망사고가 끊이질 않았고 올해도 연초부터 잇달아 3건의 중대재해로 3명의 근로자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21일 현대중공업 소속 50대 근로자 1명이 대형 문에 끼여 숨졌고, 같은 달 16일에도 이 회사 소속 40대 근로자가 유압 작동문에 사고를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앞서 2월 22일에는 작업용 발판 구조물 제작을 하던 하청 노동자가 21m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하기도 했다.

사고가 반복되자 고용노동부가 지난 11∼20일 특별근로감독을 벌이기도 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회사도 지난달 23일 하루 자체적으로 모든 생산 활동을 중단하고 안전 대토론회와 안전점검 등을 진행했으나 시늉 뿐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현대중공업의 반복되는 사망사고는 회사 안전관리체계의 허점과 정부 관리감독기관의 안일함의 합작품이라는 평가다. 현대중공업에서는 수많은 위법 사항이 적발돼도 벌금만 내면 끝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중대재해가 발생함에 따라 작업중지할 범위를 축소하는 것도 모자라 실효성 없는 작업중지로 노동자들을 속이고 사고 위험을 방치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의 미온적 대처를 지적했다. 현대중공업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극히 제한적으로 일부 업무만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사업주의 책임을 제대로 묻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조는 "울산지청이 현대중공업 중대재해 발생에 따른 작업중지 명령 범위를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제대로 된 현장점검과 개선을 하기 위해서는 전체 작업장 전면 작업중지가 원칙이나, 보여주기식 작업중지 명령은 제대로 된 중대재해 대책을 가로막을 뿐 아니라 또 다른 산업재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 살인행위와 같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잇달은 현대중공업 사망사고로 사업주를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잇달은 현대중공업 사망사고로 사업주를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사업주 처벌 없고 벌금만 내면 돼 근본 개선 없어"

연간 2000여 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죽어가는 데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근본적인 재해예방을 위한 선제적인 제도는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세계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인 지난달 28일 항의집회를 열고 고용지청인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의 부실한 감독을 비난하고 사업주를 엄중 처벌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다단계 하청 고용구조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외주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안전 문제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청 노동자들의 안전에 대해 더욱 신경써야 하고 이를 위해 안전을 무시하고 생명을 경시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사업주의 경우,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내용을 축소·은폐해 사고로 인한 사업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에만 애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현대중공업의 사업주는 한영석 대표이사 사장이다. 지난 2018년 11월 현대미포조선 사장 시절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현대중공업 사장에 임명됐다.

한 사장은 선박 설계 전문가일 뿐만 아니라 조선사업부 생산본부장을 역임했을 정도로 선박 건조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취임 이후 잇달아 사망사고가 발생해 명성에 먹칠을 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연이은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지난 11일 최고경영진을 중심으로 이달 초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한 사장이 직접 울산공장을 방문, 현장 근로자를 상대로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사고예방 대책도 주문했다.

당시 한 사장은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는데 어떤 타협과 방심도 허락하지 않겠다"며 임직원 건강과 안전을 위한 투자는 더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 사장이 울산 공장을 방문한지 불과 2주 만에 또 다시 하청업체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해 한 사장의 안전관리 다짐은 허언이 되어버렸다. 

지난해 11월 회장으로 승진, 발령한 현대중공업그룹 권오갑 부회장도 사망사고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 하다.

입사 40년만에 회장 자리에 오른  업계의 신화 권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대비하는 최첨단 조선, 에너지 그룹으로의 변신이 필요하다"면서  "각 사 대표들이 굳은 사명감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때 새로운 기업문화는 그룹에 확고히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그의 강조와는 다르게 회장 취임 1년도 안 되어 터진 연이은 사망사건 사고는 현대중공업에 새로운 기업문화 정착은 고사하고  '안전불감증'이 팽배한 '사고다발 사업장'으로 추락을 경험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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