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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돌연 '광폭 행보'에 "집행유예 '발판'용?"...시민단체, 구속수사 촉구
이재용, 돌연 '광폭 행보'에 "집행유예 '발판'용?"...시민단체, 구속수사 촉구
  • 백종국 기자
  • 승인 2020.05.1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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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깜짝 방문..."국정농단 파기환송심-檢 소환 앞두고 사법리스크 '상쇄용' 아니냐" 관측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중국 시안 공장을 방문 등 글로벌 광폭을 두고 소환조사가 임박한 이 부회장의 불순한 의도가 포함되어 있다는 해석이 분분하다. 사진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중국 시안 공장을 방문, 둘러보고 있다. 이같은 글로벌 광폭을 두고 검찰의 소환조사를 앞두고 예봉을 피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사진 삼성전자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백종국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중국 시안에 있는 반도체 생산라인을 직접 점검했다고 국내 많은 언론이 보도했다. 많은 매체들은 삼성 측 의견을 적극 반영해 이 부회장의 중국행은 해외에서 분투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목적이 가장 크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멈췄던 해외 경영행보를 4개월 만에 재개했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감염병 발원지로 지목받고 있는 중국을 방문한 글로벌 기업인은 이 부회장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이토록 위험까지 무릅쓰며 글로벌 광폭 행보를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반도체 생산기지로 이곳에서 생산된 주력 생산품인 낸드플래시 대부분은 중국 현지에서 소비된다. 공장의 최대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꾸준히 인력과 장비를 투입 중으로 지난 4월에는 시안2공장 추가 증설에 필요한 기술진 200여 명을 전세기로 파견하기도 했다.  

반도체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함과 함께, 중국 리커창 총리가 직접 방문한 공장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과도 단단한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보여준다는 의미도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부회장이 광폭 행보를 통해 ‘사법 리스크’를 상쇄하려고 한다는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며 이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의 말은 삼성과 경영에 해당하는 말이지만 삼성합병 및 삼성바이오 회계 조작과 국정농단 사건 관련 뇌물공여 등 과거에 발목 잡힌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집행유예를 기정사실화 하고 이를 위한 자료 축적의 의미도 엿보인다는 평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사건 수사가 정점을 치닫는 가운데 이 부회장이 소환조사를 앞두고 자신이 매우 바쁘게 일하고 있으며 자신이 없으면 회사나 국가경제에도 큰 타격이 올 거라는 과시 내지 위협을  암묵적으로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환조사를 어떻게든 늦추보려는 조바심도 빼놓을 수 없다.

일부 매체는 "모든 것이 급변하는 '대격변기' 속에서 자칫 실기(失期)할 경우 돌이키기 힘든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과 함께,  빠르게 움직이면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동시에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이는 삼성이나 소환을 앞둔 이 부회장 모두에 해당하는 말이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 성역 없이 관련자 구속수사해야

이재용 부회장의 중국 시안 방문이 언론을 도배한 이날 공교롭게 경제개혁연대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은 정치⋅경제적고려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관련자들을 구속수사해야 모든 범죄의 동기는 경영권 승계일 수밖에 없어, 이재용 부회장 소환도 늦추면 안 돼"라는 성명을 냈다.

삼성물산 합병 의혹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혐의와 관련하여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소환조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검찰이 수집된 증거에 기하여 이재용 부회장을 엄정히 조사하고, 어떤 정치적⋅경제적 고려 없이 관련자들을 구속기소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 이 부회장은 두 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되어 있다. 하나는 현재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인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 관련 뇌물공여 혐의 재판이고, 다른 하나는 검찰이 뒤늦게 수사에 착수한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등 경영권 승계 관련 수사이다. 경제개혁연대는 "국정농단 뇌물죄 사건의 경우에서도 경영권 승계를 위한 청탁 여부가 핵심이기 때문에, 두 형사사건의 본질은 모두 경영권 승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따라서 현재 검찰(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 진행 중인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 수사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최근 검찰의 삼성 수사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당초 수사팀은 삼성 주요 임원들에 대한 구속수사 방침을 정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었으나, 수사지휘라인의 반대로 주요 사장급 임원에 대한 신병확보가 어려워졌고 이재용 부회장 소환조사도 삼성의 내부 일정 등으로 미루는 등 수사 일정과 방향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된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공장 마룻바닥을 뜯은 후 회사 공용서버와 수 십대의 직원 노트북을 묻는 희대의 범죄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이미 그룹차원의 증거인멸 전력이 있는 상황에서 그 배경이 되는 범죄행위를 수사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관련 임원들에 대한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촉구했다.

더구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 기록을 증거로 채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모든 형사사건의 본질인 경영권 승계 작업의 전모를 조속히 밝히기 위해서는 이 부회장의 소환도 더 이상 늦추면 안 된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삼성과 가까와지고 더 이상 재벌과의 면담이나 거리두기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되자, 삼성에 대한 비판적 여론도 눈에 띄게 줄어준 데다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위기에 처한 경제상황 때문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주요 임원에 대한 구속수사에 검찰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등 정치권의 삼성에 대한 과도한 배려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경제개혁연대는 마지막으로 "삼성이 과거의 수많은 불법행위에도 대해 한 번이라도 제대로 처벌받았으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전 그룹이 동원되어 조직적인 불법을 저지를 생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라며 " 삼성은 과거에 비해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검찰은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에 대해 정치⋅경제적 고려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수사하여 사법정의를 바로 세워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용 사과가 받아들여지기 전에 선결해야 할 과제들

지난 6일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는 공허한 울림만 남겼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이 이날 승계 과정에서 이뤄진 여러 위법 행위에 대해 머리를 숙였지만, 이를 바로잡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구체적인 약속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후속 조처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먼저 이 부회장의 4세 경영 포기 선언 실천을 위해 전문 경영인 체제 도입을 들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에서만 공식적인 역할을 한다든지 아니면 삼성그룹 전체 차원에서 명성을 이용한 대외업무만 담당하고 대표이사(CEO)를 뽑는 권한을 계열사 이사회에 온전히 맡기는 등 직접 경영은 전문 경영인에게 일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직간접적 피해를 입은 쪽에 대한 ‘보상’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작업 과정에서 가치가 저평가돼 손실을 입은 삼성물산 소액주주들과 국민 다수가 가입해 있는 국민연금도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그 손실액을 최대 6750억원으로 추산했다.

아직 법률적 판단이 내려지지 않았지만 소액주주의 경우엔 피해액을 산정해 보상해줄 필요가 있고, 국민연금 손실 보상 부분도 어떤 형식이든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도 처리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의 8.82%(5억2644만3741주)를 가지고 있다. 삼성생명 총자산(287조원)의 약 8.7%에 이르고 있으나  ‘취득원가’로 계산하기에  '손실 위험 방지하기 위해 3% 이내로 보유해야 한다'는 현행 보험업법과 관련 규정을 피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하게 되면 삼성물산과 더불어 삼성생명을 통해 그룹 주력사인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는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크게 약화된다. 그러나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줄 생각이 없으면 삼성생명 문제도 이참에 과감하게 털고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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