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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 해외펀드 판매 은행들, 잇단 ‘선지급’…'고객불만 잠식' 속내
손실 해외펀드 판매 은행들, 잇단 ‘선지급’…'고객불만 잠식' 속내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5.1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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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은, 환매중단 사모펀드 선지급 검토…“투자자 불만 잠재워 불완전판매 논쟁 차단”
금융회사들이 부실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 피해금 선지급에 대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몸집을 키운 해외투자 사모펀드에서 문제가 잇따르자 판매사에 대한 고객 불만이 높아졌다. 이를 두고 은행들이 ‘투자 피해금 선지급 방안’을 논의하고 있어 그 속내에 관심이 쏠린다. 

이와 같은 원금 일부를 먼저 돌려주는 선지급 방안 결정은 벌써 5번째 배상을 연기한 외환파생상품 키코 배상과는 상반된 행보다. 지난해 12월 12일 금감원은 키코 판매 은행들에 손실액의 15~41%를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렸지만, 우리은행만 이를 수용했다.  

DLF 사태로 촉발된 선지급 행보...기은, ‘장하원 펀드’ 선지급 방안 검토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환매가 중단된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관련해 투자 원금 중 일부를 고객들에게 선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800억 원 규모의 환매중단사태를 일으킨 일명 ‘장하원 펀드’로 알려진 ‘디스커버리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의 핵심 자산에서 약 80%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실사 결과가 나왔다. 

장하원 펀드는 기업은행이 모집한 투자금을 미국 운용사 다이렉트랜딩인베스트먼트(DLI) 펀드의 사모사채를 매수하는 상품이다. DLI가 실제 수익률과 투자 자산 가치를 허위로 보고한 게 화근이 됐다. 이 일로 DLI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사기혐의로 고발당했다. 

결국 DLI가 운용하는 펀드 자산이 동결돼, 국내 투자자들이 원리금도 돌려받지 못하게 되면서 지난해 4월 환매 중단됐다.

이 펀드를 판매한 기업은행은 투자자들에 1년이 되도록 투자금을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 피해금액은 695억원, 피해자들은 200여 명에 달한다.

기업은행 측은 "만기가 1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투자 원금을 미리 달라는 고객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선지급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검토가 끝나면 이사회를 열고 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판매된 총 1100억 원 규모 ‘이탈리아 헬스케어 사모펀드’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2가지 방안을 두고 선택적 대안을 주고 있다. 

투자자들은 손실난 펀드 수익증권의 현재 기준가격 상당액 및 손해배상금을 지급받고 수익증권을 은행이 인수하거나, 원금의 50%를 가지급금으로 받은 후 추후 정산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는 이탈리아 지방정부의 헬스케어 예산을 재원으로 삼는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에 해당 지방정부의 재정난 등으로 기초자산인 매출채권의 회수 가능성이 낮아짐에 따라 하나은행이 마련한 보상방안이다.

하나은행에서 팔린 규모는 1500억원에 달하는데, 하나은행의 현지 펀드 실사 결과 손실률은 대략 40~6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주요 은행들이 손실이 예상되거나 자금이 묶인 사모펀드에 대해 선제적으로 보상을 결정한 것은, 투자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불완전판매 논란 확산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DLF손실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하나·우리금융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중징계처분을 내린 것과 관련해 금융권은 사모펀드 손실이나 환매 중단에 대해 투자자의 불만을 잠재우는데 급급한 분위기다.   

국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장 고객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사태가 조금이라도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선지급을 결정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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