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마스크 착용. 유럽과 미국 사람들은 마스크 쓰는 것을 꺼려 한다. 그 결과는 코로나 폭탄을 맞았다. 의료 선진국임을 자처하는 그들이다. 그런데 코로나 확진자도 많고, 사망자도 수만명이나 된다. 특히 미국에서는 마스크가 낯설기까지 하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이 마스크를 쓴 것을 보지 못했다. 국민들에게는 착용할 것을 권장하면서 정작 본인들은 쓰지 않고 있다.
백안관에도 비상이 걸렸다. 백악관 근무자 중에 코로나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청와대 근무자 가운데 코로나 확진자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야단법석을 떨 게 분명하다. 백안관의 모습도 상상이 간다. 트럼프는 백안관 직원의 확진 소식을 듣고 역정을 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 배짱은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미국 백악관은 11일(현지시간) 직원들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지침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을 밀착 경호하는 파견 군인에 이어 펜스 부통령실의 케이티 밀러 대변인이 코로나19에 걸리면서 초비상이 걸린 데 따른 '뒷북 대응'이다. 백악관 웨스트윙(대통령 집무동) 내 확산 우려가 고조된 상황에서 국가안보 문제와도 직결되는 대통령과 부통령의 바이러스 노출 위험 차단이 화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대통령과 부통령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것 같다. 이 같은 지침이 트럼프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고 펜스 부통령도 이날 자가격리 대신 '노 마스크' 상태로 출근하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코로나 불감증을 계속 되고 있다. 백악관에는 웨스트윙 출입하는 모든 인사의 경우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 또는 안면 가리개 착용이 요구된다는 내용의 메모가 배포됐다고 워싱턴포스트와 CNN 방송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매체들은 트럼프와 펜스를 질타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추가적인 마스크 착용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최고위 참모들이 카메라 앞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꺼려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주목할 만하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지시사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나 안면 가리개를 쓸 것 같지는 않으며, 참모들이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마스크를 착용할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백안관 고위층에는 마이동풍이라고 할까.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은 밀러 대변인과 접촉한 인사들에 대한 추적 작업에 허둥지둥하며 지난 주말을 보냈다고 CNN이 보도했다. 당국자들은 밀러 대변인이 어떤 경로로 코로나19에 걸렸는지 확인하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는 코로나19 발병을 어떻게 억제할지에 대한 백악관 내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밀러 대변인과 접촉한 당국자 중에서도 일부는 자가격리에 들어가고 일부는 그렇지 않은 등 중구난방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세계 최강이다. 하지만 코로나 대응은 아주 후진적이다. 의료 선진국이라 말할 자격도 없다. 그러는 동안 국민들은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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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