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이낙연은 당권 도전을 놓고 고민할 게다. 당권을 잡으면 금상첨화지만, 떨어지면 대권도전마저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낙연 스타일로 보면 당권 도전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냥 대선으로 직행하는 게 안전하다고 볼 터. 리스크를 안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나는 이낙연 참모에게 당권 도전을 권유했다. 이제까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는 의미에서다.
이낙연의 현재 지지율은 40% 안팎. 사실 뚜렷한 경쟁자가 없기는 하다. 그러나 대선까지 1년 10개월이나 남았다. 그동안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굳히기를 시도한다면 당권 도전에 나서야 한다. 떨어질 우려는 접어도 된다. 당내 뿌리가 약하다 해도 40% 지지율은 엄청나다. 국회의원들도 그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게다. 이낙연은 친문을 의식하는 것 같다. 현재 당권 주자로는 송영길 홍영표 우원식 김부겸 김영춘 등이 거론된다. 이낙연보다 비중 있는 인물은 없다. 비록 6개월짜리 당 대표라 하더라도 도전해야 한다.
다른 주자들이 이낙연에게 당권을 양보할 리는 없다. 이낙연과 맞붙어 지더라도 그다지 손해날 게 없는 까닭이다. 이낙연은 내심 당 대표 추대를 바랄 것이다. 하지만 추대는 기대하기 어렵다. 당이 어려우면 몰라도 지금 한창 잘 나가고 있는데 추대는 맞지도 않다. 이낙연 측이 뜸을 들이고 있는 것은 확신이 서지 않아서 그럴 게다.
당 대표가 대권에 도전하려면 선거 1년 전에 사퇴해야 한다. 그러니까 내년 3월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뜻이다. 민주당의 당규가 그렇게 규정하고 있다. 이낙연에게 운신의 폭을 넓혀 주기 위해 당헌·당규를 개정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긴 한다. 하지만 특정 후보를 위해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것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전당대회 없이 이 전 총리를 추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현실성이 적다. 특정 인사를 위해 당 전체가 움직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다른 대권주자의 반발도 예상되며 이해찬 대표 역시 이 같은 방식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은 언제쯤 결심할까. 당권 도전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하는 언론도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아직 결심을 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한다. 이낙연이 우유부단한 측면도 없지 않다. 당권, 대권에 도전하려면 이런 성향부터 바꾸어야 한다. 단호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 구더기 무서워 된장 못 담근다는 소리를 들어서야 되겠는가.
당권도, 대권도 쟁취해야 한다. 쉽게 생각하면 오산이다. 치열한 경쟁 끝에 그 자리를 차지해야 리더십도 더 생긴다. 그래서 정치는 생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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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