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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화재 참사 분향소 찾은 이낙연의 말과 행동
이천 화재 참사 분향소 찾은 이낙연의 말과 행동
  • 오풍연
  • 승인 2020.05.0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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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대책 있느냐" 따지자 "국회에 전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책임회피성 답변

[오풍연 칼럼] 다음 대통령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은 누구일까. 두말 할 것도 없이 이낙연이다. 그는 현재 40% 안팎의 지지율로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2위권과 무려 30% 가까이 차이난다. 이런 추세라면 누가 이낙연을 따라 잡을 수 있겠는가. 나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이낙연이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리라고 본다.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김경수 경남지사, 김부겸 의원 등은 경쟁력에서 한참 밀린다.

그동안 이낙연을 많이 비판했다. 최근들어 그를 다시 보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약간 평가도 했다. 그런데 또 다시 실망했다. 그에게 애정어린 충고를 하고자 한다. 먼저 언행일치를 당부한다. 이낙연은 선거운동 기간 도중 “한 없이 겸손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일부 민주당 후보들의 막말이 터져나온 이후다. 하지만 이낙연은 자기가 한 말도 못 지키는 사람이 됐다. 어제 이천 화재사건 분향소에 들렀다가 그랬다.

그 과정을 보자. 민주당 국난극복위원장이기도 한 이낙연은 5일 오후 3시 55분쯤 일반 조문객 자격으로 경기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이천 화재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그는 희생자 영정에 헌화하고 분향한 뒤 유족들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유족들은 "대책이 있느냐"며 건설현장의 안전관리 실태 등을 성토했다.

이에 이낙연은 "책임질 수 있는 말을 할 위치가 아니다. 다만 (유족들의 말씀을) 국회에 전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것은 면피에 불과하다. 그는 당선인 신분이기는 하지만, 차기 유력한 대권주자이자 직전 총리 출신이다. 유가족들의 말을 충분히 듣고 성실한 답변을 하는 게 옳았다. 또 다른 유가족들이 "대안이 있겠지 싶었는데 똑같은 반응이다", "국회의원들이 싸우는 동안 우리만 죽었다" 등 하소연을 이어가자 이낙연은 "말을 전하겠다"는 답변만 계속했다.

이낙연은 정부 대표나 여당 국회의원 자격으로 온 게 아니라 일반 조문객으로 찾은 만큼 구체적인 대책을 언급하지는 못했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이 또한 잘못 판단한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차라리 가지 말았어야 한다. 유족들은 실력자가 왔으니 시원한 답변을 기대하지 않았겠는가. 이낙연은 그냥 당선인 신분이 아니다. 제일 강력한 대권주자여서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면담 과정에서 화가 난 일부 유가족들은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이낙연은 "장난으로 왔겠느냐. 저는 국회의원도 아니고 일반 조문객"이라고 답했다. "사람 모아놓고 뭐 하는 거냐"는 항의에는 "제가 모은 게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했다. 다소 격앙된 분위기에서 한 유가족이 이낙연을 향해 "그럼 가라"고 하자 "가겠습니다"라고 분향소를 나왔다. 분향소에 들어간지 15분만이었다. 이는 이낙연이 큰 실수를 했다. 모름지기 대권주자라면 그 자리서 봉변을 당하더라도 더 경청을 했어야 했다. 오만으로 비칠 수도 있다. 이낙연도 더 겸손해야 한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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