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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망 사용료 안 내는 '갑질' 행태 넷플릭스 '눈치보기' 논란
KT, 망 사용료 안 내는 '갑질' 행태 넷플릭스 '눈치보기' 논란
  • 임동욱 기자
  • 승인 2020.05.0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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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 KT '이중적 태도' 비판...KT, "충분히 검토해 제휴 결정할 것"

[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지금까지 해외 콘텐츠 제공사업자(CP)의 망 사용 '무임승차'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왔던 KT가 넷플릭스와의 계약을 앞두고는 침묵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민영화 이전 공기업 시절 세금으로 전국에 유선 통신망을 구축하고 국내 사업자를 대상으로 망 임차 비용을 받고 있는  KT가 넷플릭스 등 해외 사업자에게는 자사 이익을 위해 망 사용료를 받지 않는 '역차별'을 행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6일 업계는 KT가 넷플릭스와 계약을 맺기 위해 넷플릭스에 망 사용료를 요구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했다. KT가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 올레tv와 자사 OTT '시즌' 등에 넷플릭스 콘텐츠를 실어 다른 경쟁사와 차별화된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넷플릭스의 콘텐츠 파워는 국내외에서 이미 검증이 끝났을 정도로 막강하다. 넷플릭스의 국내 신규 가입자는 3월 기준으로 272만명이며,  넷플릭스와 독점 계약을 맺은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 콘텐츠 파워로 지난해 IPTV 부문에서 사상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에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추진하는 KT는 넷플릭스를 비판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현재까지 넷플릭스의 '갑질' 논란에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KT는 현재 넷플릭스와 실무 단계의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14일 망 사용료를 독촉하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망에 유발한 트래픽에 대한 대가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면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 해외 콘텐츠 제공사업자의 '무임승차' 논란을 확대시켰다.

망 사용료는 넷플릭스 같은 콘텐츠 제공사업자(CP)가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의 망을 이용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비용인데 넥플릭스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통신사에 망 이용대가를 1원도 내지 않고 있다.

넷플릭스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중재 절차인 재정신청이 진행되는 도중에 갑자기 소송을 제기해 한국 정부를 무시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미국 컴캐스트, 통신사 버라이즌·AT&T 등 회사에는 분쟁 끝에 망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계약한 바 있으나 유독 한국에서 망 사용료 지급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서는 별도의 캐시서버(OCA)를 ISP업체에 설치해주는 것으로 망 사용료 지급을 대신하겠다는 입장이다.

캐시서버는 일종의 창고처럼 해외 서버에 있는 콘텐츠 일부를 담는 임시 서버로 트래픽이 급증할 때 이를 활용해 바로 영상을 한국에 불러올 수 있다. 넷플릭스는 또 망 품질 관리는 ISP의 역할이므로 CP는 콘텐츠 관리나 품질 강화에만 집중하면 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국내 통신업체들은 글로벌 CP가 보내는 대용량 콘텐츠를 고객에게 안정적으로 제공하려면 해외 CP가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외 CP가 망 고도화가 가장 잘 이루어진 한국의 인터넷망을 사용해 이익을 얻는 만큼 어느 정도의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ISP 관계자는 "넷플릭스, 유튜브, 페이스북 등이 서비스를 잘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국 내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졌기 때문"이라며 "그런데도 비용을 전혀 내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에서 유튜브에 이어 2위로 발돋움한 넷플릭스가 한국 영토를 넓히려 국내 방송통신업계와 물밑접촉을 시도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넥플릭스만 배를 채우는 구조이다.

인터넷TV(IPTV) 최초로 넷플릭스와 독점 제휴를 맺은 LG유플러스는 이를 통해 가입자 순증과 매출 향상을 이뤘지만 넷플릭스 트래픽 급증으로 인한 망 부하에 대한 어떤 책임도 물을 수 없는 구조에 콘텐츠 수익의 85~90%를 넷플릭스에 내주는 굴욕적인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넷플릭스는 그동안 한국에서 공짜망을 사용하고 높은 콘텐츠 사용료까지 받으면서 매출을 올린 셈이다.

앞서 넷플릭스는 미디어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보유한 SK텔레콤에도 제휴를 제안했으나, 박정호 대표가 한국 미디어 생태계를 우려해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국민기업을 표방하는 KT가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추진하고 망 사용료 문제에 대해 미온적 입장을 보이는 등 원칙 없는 태도는 보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구현모 사장 부임 이후 매출 창출 및 자사 이익을 위해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작지 않은 것이다.

KT는 넷플릭스와 협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굳이 망 사용료에 대한 입장을 낼 필요 없다는 것을 알고 일단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소송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KT 측은 "넷플릭스와 협상 중이어서 현재 결정된 내용은 없다"며 "사업자들이 충분히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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