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유가가 27일(현지시간) 다시 폭락세로 돌아섰다. 사상 첫 마이너스로 떨어졌다가, 급반등하며 회복세를 보였던 국제유가가 원유저장고가 조만간 가득 찰 것이라는 ‘탱크톱’ 우려에 곤두박질쳤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7일 뉴욕상업거래서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4.6% 내린 12.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 때에는 11.88달러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산유국들은 다음 달부터 하루 970만 배럴을 감산하는데 합의한 상황이지만, 원유 수요 감소량이 감산 폭보다 훨씬 클 것이란 예상에 감산 효과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국제유가가 폭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 여파에 세계 원유 수요가 감소하면서 원유 재고가 큰 폭 늘어 ‘탱크톱'(tank top·원유 저장 공간이 가득참) 우려가 심화된 것도 유가 폭락에 한 몫하고 있다.
미국 CNBC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원유 수요 교란이 계속되면서 전 세계 저장 공간이 곧 꽉 차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 앞바다에는 원유를 가득 채운 20여 척의 초대형 유조선이 무작정 정박 상태다.
이에 상당 기간 공급과잉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판단에, 시장에서는 6월 물을 건너뛰고 만기가 남은 7월물 계약으로 갈아타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표적인 원유 선물 상장지수펀드(ETF)인 ‘US오일펀드’는 6월물 WTI를 모두 매각할 예정이라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했다.
36억 달러(약 4조4000억원) 규모의 US오일펀드가 매도에 나서면서 6월물 WTI의 낙폭이 커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앞서 5월물 WTI가 만기일(4월 21일)을 앞두고 –37달러를 기록한 것처럼, 6월물 WTI 역시 만기일(5월19일)에 가까워질수록 마이너스 유가를 재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