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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코로나 폭락장에도 ‘매수’ 일색…개인투자자는 '눈밖', 기업 위주 들통
증권사, 코로나 폭락장에도 ‘매수’ 일색…개인투자자는 '눈밖', 기업 위주 들통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4.2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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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곳 중 30곳 기업분석보고서 매도 의견 ‘전무’…외국계 매도·중립 의견 40% 차지와 대비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코스피지수 1500선이 무너지는 등 폭락장세에도, 국내 증권사가 발행한 기업분석보고서의 투자의견은 ‘매수’ 일색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가 개인 투자자가 투자금을 날리건 말건 기업 위주임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기업을 상대로 영업하는 증권사가 객관적인 기업분석보고서를 내놓는 데 한계가 있어 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시장 구조이므로 증권사와 경쟁하며 합리적인 보고서를 낼 수 있는 독립 기관 설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3월 기업분석보고서를 발행한 국내 32개 증권회사 가운데 30개 사에서 ‘매도’ 투자의견을 제시한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또한 ‘중립’ 의견 없이 100% 주식을 사라는 의견만 낸 곳도 5곳 있었다. 흥국증권(61건), DS투자증권(28건), 리딩투자증권(10건), 유화증권(4건), 한양증권(2건)은 100%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 1500선이 붕괴하는 폭락장 속에서 주식을 계속 사라고 권유했던 것이다.

증권사별로 매수 의견 비율을 보면 5곳을 제외하면 키움증권이 98.7%로 가장 높다. 키움증권은 보고서 157건 중 매수 의견이 155곳, 중립 의견이 2건이었다.

그 다음으로 교보증권(97.8%), 상상인증권(97.4%), 유진투자증권(96.8%), 하이투자증권(96.5%), 신한금융투자(96.1%), 케이프투자증권(95.3%), 미래에셋대우(95.2%), 한화투자증권(94.4%) 순으로 매수를 권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그나마 매도 의견을 1건이라도 낸 곳은 NH투자증권과 대신증권 2곳뿐이었다. 다만 NH투자증권 1건과 대신증권 3건으로 해당 증권사의 전체 기업분석보고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4%, 0.3%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같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발행한 기업분석보고서에 '매수의견만 횡행'한 데는 코스피 폭락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손해와는 별개로, 주식거래량이 많으면 이익을 얻는 증권사 영업 구조 때문이다. 증권사의 주식 수수료 수입은 코스피 수치가 아닌, 주식거래 규모와 비례하므로 시장점유율 기록을 경신해 직원에게 특별격려금을 지급하는 증권사도 나온다.

또 증권사는 기업을 상대로 기업공개(IPO), 투자은행(IB), 신용공여 등의 업무를 하므로 기업에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증권사 보고서 중에는 해당 분석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면 이를 반영해 목표주가는 하향 조정하면서도 투자의견은 그대로 두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게 이런 이유다.

사정이 이런 데도 주식시장 전반과 개별 종목들에 대해 분석을 내놓는 곳이 증권사밖에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정보를 얻을 때 의존할 수밖에 없어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13개 외국계 증권회사의 기업분석보고서 2174건 중 매도의견이 포함된 보고서는 399건으로 18.4%에 달했다. 이가운데 매수 의견 60.2%, 중립 21.4%로 나타났다.

일본계 다이와증권은 보고서 96건 중 매도 의견 보고서 비율이 89.6%에 육박했다. 메릴린치증권이 매도 의견이 26.4%로 그 다음으로 높았고 UBS증권 17.6%, 맥쿼리증권 17.5%, 모건스탠리증권 17.3% 등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7년 증권회사 보고서의 객관성을 제고하기 위해 증권회사 내부검수팀 역할을 강화하고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의 괴리율을 공시하도록 했다. 또 애널리스트 독립성 강화를 위해 합리적인 보수 산정 기준을 마련해 내부 규정 등에 명확히 반영하도록 했지만 별 효과가 없는 실정이다.

금감원 자료를 제출 받은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분당을)은 "정보의 신뢰성은 자본시장 발전에 있어 기본인 만큼 투자자 보호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합리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증권사의 문제점에 대해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탈피해 자본시장을 더 건전하게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증권사와 리포트 분석 측면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관을 육성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며 "자본시장연구원이나 금융연구원이 그런 기능을 해주거나 안되면 독립적인 기관을 세우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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