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김나연 기자]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지난해 18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를 중단하면서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판매처인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불완전판매 의혹 역시 제기되고 있다. 신한·하나은행에서도 해당 펀드가 판매됐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US핀테크글로벌채권 펀드’ 투자자 30여 명은 지난 7일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투자자들은 1년이 넘도록 총 수백억원에 이르는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7년 4월부터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설계한 사모펀드를 판매했다. 기업은행이 모집한 투자금을 미국 자산운용사 DLI가 운용하면서 현지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지난해 4월 DLI가 실제 수익률과 투자자산의 실제 가치 등을 허위 보고하면서 시작됐다. 이를 적발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DLI의 운용 펀드 자산을 동결시켰고,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금도 발이 묶였다. 결국 기업은행은 투자자 200여 명에게 695억원을 환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은행이 실적을 위해 불완전판매를 했다는 게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DLI의 허위 보고가 발단이 됐으나, 기업은행이 위험성을 충분히 파악해 투자자들에게 고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기업은행은 해당 펀드를 총 3612억원어치 판매하고, 판매수수료로 180억원을 챙겼다. 운용사는 기업은행에서만 18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기업은행은 지난 2월 김성태 수석부행장을 팀장으로 하는 ‘디스커버리펀드 전담 TF’를 꾸려 상황을 파악하고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에 환매 중단을 안내한 이후 운용사로 통지가 올 때마다 안내를 해왔다”고 해명하며 “그러나 현지 투자처에 대한 자산실사 과정 등이 지연되면서 1년간 사태 해결에 진척이 없다 보니 고객들도 이같은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불완전판매 여부 등을 TF에서 점검하고 있고, 투자금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의 동생인 장하원 씨가 대표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