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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맥 못추는 대한항공...결국 직원 70% 유급휴직 실시
코로나에 맥 못추는 대한항공...결국 직원 70% 유급휴직 실시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4.0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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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동안 국내 직원 대상 유급휴직...노조 “고통 분담하겠다”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김태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를 버티지 못하고 국내 항공업계 1위 대한항공이 다시 한 번 몸집 줄이기에 나선다. 지난 1일부터 3개월간 대한항공 외국인 조종사 387명 ‘전원’을 의무적으로 무급휴가에 돌입하도록 조치한 지 일 주일 만에 국내 노동자에 대한 휴업 결정을 내리면서 업계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대한항공은 국내 직원 70% 이상을 대상으로 유급휴직을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고강도 자구책이라는 입장이다.

휴업은 오는 16일부터 지상직을 시작으로 실시된다. 올 10월 15일까지 앞으로 6개월 동안 전 직원의 70% 이상이 휴업에 들어가게 된다.

휴업 대상은 국내에서 근무하는 직원이다. 부서별로 필수 인력을 제외한 여유 인력이 모두 휴업에 들어간다. 직종별, 부서별로 2~5개월가량 휴업할 계획이다. 직군별 휴업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외국인 조종사를 대상으로 한 무급휴직과 다르게 이번 조처는 유급휴직으로 진행한다. 따라서 급여는 매월 통상임금 수준으로 일정 부분 지급된다. 대한항공은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항공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고, 유급휴직을 시행하는 항공사에 최대 6개월간 휴업수당의 90%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노조 역시 이날 사내 게시판에 “회사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한 고통 분담의 일환으로 휴업에 뜻을 같이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회사가 내놓은 자구 방안에 동의했다.

이번 조처는 항공업계에 불어닥치는 경영 위기에 맞대응하기 위해 고정비를 절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비행기는 뜨지 않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고정돼 있으니, 이 비용부터 줄이겠다는 것이다. 실제 대한항공은 현재 전체 노선 가운데 10% 정도만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리스비(항공기 임차비용)나 주기료(항공기 주차비용)는 계속 지불해야 한다. 이에 대비해 대한항공은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역시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앞서 지난달 25일 자구책도 내놨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임원 전원이 직급별 차등적으로 월 급여 일부를 반납한다. 부사장급 이상 50%, 전무급 40%, 상무급 30%다. 기한은 경영 정상화 때까지라고 밝혔지만,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하면 사실상 기약이 없다.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에서 일하는 협력사 직원 1300여 명 가운데 이미 1000명 이상이 출근하고 있지 않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항공사들의 잇따른 긴축 ‘칼바람’이 항공업계 전반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미 국내 다수 항공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30일 1~2년차 수습 부기장 80여 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일반적으로 수습 부기장은 별다른 결격 사유가 없으면 수습 기간 비행 훈련을 마치고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9일 일본 노선을 비롯한 국제선 운영을 멈추고, 24일부터는 한 달간 김포·청주·군산~제주 3개 노선의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국제선과 국내선 하늘길을 모두 닫는 ‘셧다운’을 선언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1일부터 전 직원이 순환하며 15일 이상 무급휴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평소 월급의 절반만 받게 되는 것이다. 임원들 역시 급여의 60%를 내놓는다. 아시아나항공 협력사 아시아나KO는 다음 달부터 무기한 무급휴직에 돌입하고, 아시아나AH는 직원 50%에게 희망퇴직을 통보했다.

진에어의 객실 승무원은 지난달부터 순환 휴직에 들어갔다. 최근 일반직까지 휴직 대상을 넓혔다. 에어부산은 전 직원이 40일간 유급휴직, 에어서울은 직원의 90%가 무급휴직 중이다. 제주항공 전 직원도 유급휴직에 돌입했다. 경영진은 급여의 30%를 반납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주당 근무일을 4일로 단축하고 희망자를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시행하고 있다.

유래 없는 최악의 위기에 처한 항공사들의 고난은 빠른 시일 내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지난달부터 미국, 유럽 등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며 상반기 국제 여객 수요 회복은 사실상 어렵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3월 4주차 기준으로 전 세계 181개국의 한국발 입국금지·제한조치에 따라 국제선 여객은 96% 쪼그라들었고, 국내선 여객은 60%까지 하락했다. 국적사 여객기 374대 중 324대(86.6%)가 멈춰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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