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8조 빌려, 기업대출 3.6배↑…가계대출도 6조, 4년4개월만에 최대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원화대출이 20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최근 글로벌 불확실성이 늘어나면서 기업과 자영업자 등이 다투어 대출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달 일시 휴직자가 10년 만에 최대를 기록하면서 생계가 어려워진 가계도 은행 대출을 6조원 이상 끌어다 쓴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원화대출 잔액은 1170조733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19조8688억 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2015년 9월 이후 최대 규모로 증가한 수치로 이는 이례적이다.
그동안 5대 은행의 원화대출이 10조원 이상 늘어난 건 2015년 10월(14조2840억 원)과 11월(13조199억 원) 두 차례 뿐이었다. 올해 들어서 은행 원화대출은 꾸준히 증가 추세다. 지난 1월에는 5조2775억 원, 2월에는 5조5320억 원으로 매달 5조 원가량 늘었다.
기업대출도 크게 뛰어 3월 기업대출 증가액은 13조4568억 원으로 전월(3조6702억 원)의 3.6배 급증했다. 대기업 대출이 8조949억 원이나 불었다.
통상 대기업 대출 증가액은 2조원 안팎 수준이지만 지난달에는 코로나19로 회사채 시장이 경색되면서 대기업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미리 설정해 둔 은행 한도성 대출을 사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자금난에 처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 공장 및 가게 운영비를 조달하기 위해 대출을 늘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중소기업 대출도 전월 대비 5조3619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은 2조7755억원 늘었다.
가계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이 4조688억원 늘었다. 역시 2015년 12월(5조6238억원)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올 1월 1조2557억원, 2월 9564억원 늘어난 것에 비해 큰 증가액이다. 개인신용대출도 지난달 2조2408억원 늘었다. 관련 통계를 찾아볼 수 있는 2016년 1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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