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라 비상 속 꽉 막힌 소상공인 대출, ‘절차 간소화’ 없이 안 뚫린다
코로라 비상 속 꽉 막힌 소상공인 대출, ‘절차 간소화’ 없이 안 뚫린다
  • 권의종
  • 승인 2020.04.0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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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2조원 책정했으나 현장은 ‘돈 가뭄’...현장실사와 보증심사 생략, 지원 기간 단축 등 현실적 묘책 나와야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소상공인 대출 창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19 피해기업의 대출 수요가 폭증하면서 긴 줄이 생겼다. 대기하는 과정에서 소상공인 사이에 폭언과 고성이 오가기 일쑤다. 대출 서류를 안내하는 창구 직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보다 못한 정부가 나섰다. ‘대출 병목’ 해소를 위해 ‘소상공인 금융지원 신속집행 방안’을 마련했다. 4월부터 시행이다.

1000만 원 대출 신청에 출생 연도에 따른 ‘홀짝제’를 도입한다. ‘마스크 5부제’처럼 대출 수요를 분산, 소상공인들이 새벽부터 줄 서 돈 빌리는 불편을 줄이려는 취지다. 정부가 소상공인을 위해 12조 원의 긴급자금을 책정했으나 대출 처리 지연으로 현장은 돈 가뭄이다. 전국 62곳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지역센터를 통해서만 대출을 하다 보니 폭주하는 신청을 감당할 수 없었다.

대출 공급 창구도 넓힌다. 신용등급에 따라 1∼3등급은 일반 시중은행, 1∼6등급은 기업은행, 4등급 이하는 소진공에서 대출이 진행된다. 고신용 소상공인은 시중은행에서 수수료 없이 3000만 원 이하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은행이 소상공인에게 연리 1.5%로 대출하고 정부로부터 시중금리와의 이자 차액을 보전 받는 구조다.

1∼6등급 소상공인은 기업은행에서 보증대출을 받으면 된다. 음식, 숙박 업종은 은행이 보증기관의 위탁을 받아 보증 접수부터 심사까지 진행해 3000만 원 한도로 대출한다. 도소매업과 제조업은 보증기관의 보증을 거쳐 1억 원까지 빌려준다. 소진공은 보증이 필요 없는 1000만 원 긴급대출 업무만 맡는다. 지원기관의 임직원에 대해서는 고의나 중과실이 아니면 책임을 안 묻는다. 면책 규정을 적용해 적극적 업무 처리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대출창구 분산, 위탁보증 운영, 홀짝제 시행 등 효과 기대...‘대출 줄서기’ 해소엔 역부족

부족한 인력과 예상을 넘는 소상공인 대출 수요는 풀어야 할 과제다. 대출창구 분산, 위탁보증 운영, 홀짝제 시행 등으로 대출 병목 현상이 다소는 완화될지 모르나 충분치는 못하다. 대출 줄서기 해소에는 역부족이다.

당장 신용등급 확인 단계에서부터 혼잡이 빚어질 공산이 크다.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기관이 달라지다보니 소상공인은 자신의 정확한 신용등급을 알아야 헛걸음을 피할 수 있다. 신용등급은 기관별로 차이가 있어 실제 대출에 적용되는 등급은 해당 기관에서나 확인이 가능하다.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 사장들이야 각 기관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중장년 소상공인들은 여러 기관을 기웃거리며 발품을 팔아야 한다.

보증대출의 경우 ‘①상담→ ②서류신청→ ③현장실사→ ④보증심사→ ⑤보증서발급→ ⑥은행 대출’의 6단계로 진행된다. 평소에는 2주 내외의 시일이 소요되나, 신청이 폭주하면 하대명년이다. 정부가 대출 창구를 늘리고 보증기관 업무를 은행에 맡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정도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대출 절차를 더욱 단순화시켜 지원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합리적 묘책이 나와야 한다. 

우선, 상담과 서류신청 과정을 통합해야 한다. 상담하러 나올 때 서류를 미리 준비시켜 방문 횟수를 줄여야 한다. 현장실사는 생략할 필요가 있다. 취급자가 현장에 나가보는 주된 이유는 위장 사업자를 가려내고, 영업 활동이나 가동 여부를 체크하기 위해서다. 이는 인터넷으로 사업자등록을 조회, 휴폐업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갈음할 수 있다. 현장 확인이 정 필요한 경우 퇴직금융인 등 외부 인력을 활용하면 된다.

신청서 접수시 제출서류 검토, 피해사실 확인-신용등급 조회 등 ‘간편 심사’가 현실적 대안

보증심사를 최소화해야 한다. 코로나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의 신용평가는 어쩌면 실익이 별무할 수 있다. 자금 사정이 어려운 기업을 구제하는 정책금융에서 신용도를 따지는 것 자체가 명분이 안서는 구차한 일일 수 있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정부 말고는 의지할 곳도 없는 그들이다. 신청서 접수 시 제출 서류를 검토하면서 피해사실을 확인하고 신용등급을 조회하는 정도의 ‘간편 심사’ 방식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어차피 변변한 서류조차 없는 소상공인을 심층 심사한다 해도 시간만 늦어지지 결과가 달라지기 어렵다. 앞에서 제시한 제안들만 실행에 옮겨도 평가의 신뢰성을 훼손치 않으면서 신속한 대출 지원이 가능해질 수 있다. 상담과 서류신청의 과정이 통합되고, 현장실사와 보증심사가 생략되거나 간소화될 경우, 대출절차가 ①상담·서류신청·보증심사·보증서발급→ ②은행 대출’의 2단계로 축소된다.

형평성 문제도 고려해봄직하다.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민생경제 쇼크 극복을 위해 소득 하위 70% 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했다. 4인 가족 기준 100만원을 무상으로 지급한다. 사상 처음으로 광범위한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현금성 지원이다. 이런 마당에 유독 소상공인에게 그것도 유상의 대출심사에 촘촘한 잣대를 들이댄다면 어느 누가 쉽게 수긍하겠는가.

제도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 말로는 전시 체제를 들먹이면서 대응은 평시 체제 그대로다. 주 52시간 근무제부터 손봐야 한다. 오후 6시만 되면 지원기관의 컴퓨터 작동이 멈추는 현실에서 신속 지원은 꿈에 불과하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수고하고 애쓰는 공공기관 임직원의 급여나 깎을라 말고, 되레 초과수당을 줘가며 총력전을 펼쳐야 할 때다. 면책보다 유인(誘因)이 낫다.

필자 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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